금융 금융일반

'자사주 소각에 배당 확대까지'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에 훨훨 나는 금융株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0 11:40

수정 2024.02.10 11:40

7개 금융지주 실적 발표 결과 주주환원율 평균 4.2%p 상승 수천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및 소각과 분기 배당 등도 발표 금융지주 주가 및 은행 ETF 주가 고공행진 증권가 "올해 은행주가 답"
[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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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얼라인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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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최근 국내 상장된 7개 금융지주가 2023년 실적발표를 마친 가운데 이들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이 모두 전년 대비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주주환원율 평균 상승폭(의사결정기준)은 4.2%p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충당금 적립 압박에도 이들 금융지주는 모두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계획을 밝히는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같은 주주친화 정책에 힘입어 금융지주 주가 및 은행 상장지수펀드(ETF) 주가 역시 고공행진하고 있다.

■7개 금융지주 주주환원율 평균 4.2%p 상승..KB금융이 가장 높아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진행된 2023년 결산 실적 발표에서 7개 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모두 전년 대비 인상됐다. 평균 인상폭(의사결정기준)은 4.2%p다.


주주환원율이란 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의 합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연간 벌어들인 돈의 얼만큼을 주주 이익으로 나누는지를 보는 지표로, 주주 환원율이 높을수록 주주 친화적인 기업이란 의미다.

2021년을 전후로 국내 금융지주들은 분기 배당을 도입하고 자사주 소각 규모를 늘리고 있다.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면 주식 수가 감소하며 주식 가치가 오른다. 주주 입장에선 배당과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융지주별로 살펴보면 우리금융이 7.5%p로 주주환원율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어 JB금융(6.1%p), 하나금융(5.5%p), KB금융(4.1%), 신한금융(3.5%p), DGB금융(1.4%p), BNK금융(1.1%p) 순이었다.

총 주주환원율은 KB금융이 38.6%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금융(37.1%), 신한금융(36.3%), 우리금융(33.7%), JB금융(33.1%), DGB금융(28.8%), BNK금융(28.1%) 순이었다.

KB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3.6%로 업종 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를 기반으로 KB금융은 지난해 4·4분기 결산 주당배당금(DPS)을 1530원으로 결정했다. 전년동기 대비 110원 증가한 수준이다. 연간 총 배당금은 전년보다 110원 늘어난 3060원이다.

KB금융은 3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설 예정이며 분기배당도 이어갈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4·4분기 DPS를 1600원으로 결정했다. 연간 총 배당금은 전년 대비 50원 증가한 3400원이다. 여기에 이달부터 자사주 3000억원을 매입 후 소각한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규모인데다 증권가 예상치(1000억~1500억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4·4분기 DPS 525원 및 올해 1·4분기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혔다.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 분기별 1000억원 대비 증가한 수준이다. 아울러 올해 분기 균등 배당 가이던스로 540원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4·4분기 DPS를 64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4·4분기말 CET1 비율이 11.9%로 경쟁 은행 대비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선의 노력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우리금융은 또한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1.2%의 지분도 올해 안에 매입·소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적극적인 DPS 방어 노력을 보인 점은 긍정적이나, 현 자본비율에서 경쟁사와의 주주환원, 주가 격차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 "적극적인 RORWA 제고 혹은 적정 수준 이하의 대출성장을 통한 CET1 비율 13% 조기 달성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지방 금융지주도 주주친화 정책..JB금융 주주환원율 30% 넘겨

지방 금융지주들도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중이다.

JB금융은 이번에 지방금융 중 유일하게 주주환원율 30%를 넘겼다. 결산 DPS를 전년(715원) 대비 늘어난 주당 735원으로 결정했다. 여기에 총발행주식수의 약 1% 규모인 200억원어치 자사주 소각 계획도 밝혓다.

JB금융은 올해부터 분기배당도 진행할 계획이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중간배당이 200억원 규모로 이뤄진 만큼 분기배당도 이 정도로 잡으면 600억원 수준의 소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BNK금융은 지난해 결산 DPS로 510원을 의결했다. 전년(주당 625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을 고려하면 배당 성향은 전년 대비 올랐다. 여기에 당기순이익의 2% 상당인 13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DGB금융의 경우 1주당 현금배당 550원을 결의했다. 전년 배당금인 650원에 비해 낮아졌다.

이같은 움직임에 국내 7개 상장 금융지주를 상대로 행동주의 캠페인을 펼쳐온 얼라인파트너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지난 8일 "각 은행 이사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한 자본여력의 신속한 확충과 주주환원의 정상화를 위해 진정성 있는 노력을 쏟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진전들은 국가적 과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있어서도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금융지주 주가도 훨훨' 사상 최고가 향해 고공행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이들 금융지주 주가도 고공행진중이다. 일부 금융지주의 경우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사상 최고가를 향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8일 5만6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연중 최저점인 3만7200원에 비해 51% 올랐다.

KB금융도 지난 2일 장중 6만65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KB금융의 최고가는 2018년 1월에 달성한 6만9200원이다.

우리금융지주도 지난 1일 장중 1만449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 6일 장 중 1만5000원까지 상승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우리금융의 사상 최고가는 2022년 4월 29일 1만6350원이다.

신한지주 주가 역시 지난 2일 장중 4만545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은행 관련 ETF 역시 상승세다. 지난 8일 KODEX은행 ETF는 전거래일 대비 2.29% 상승한 7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들어 15.59% 상승했다. 같은 날 TIGER은행 ETF는 전거래일보다 2.18% 오른 79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초 대비 15% 올랐다.

TIGER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 역시 전거래일 대비 2.28% 오른 1만2095원에 장을 마쳤다. 연초보다 16.9% 상승한 수준이다. 이 상품은 대형 금융주 중에서도 배당수익률이 없거나, 낮은 종목은 제외하고 3년 이상 연속 배당금을 지급해온 기업으로 구성됐다. 7개 금융지주 외에 기업은행,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이 편입돼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은행주가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 확대와 △절대적인 원화대출금이 주는 규모의 경제효과에 더해 △과거 대비 높아진 체력(선제적 대손 충당금 적립, 향상된 연체율 관리 능력, 안정적인 BIS 비율)을 바탕으로 타 업종 대비 상대적 이익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 경기 둔화 및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주식시장에서 주식시 장대비 주가수익률이 좋았던 업종은 이익의 안정성이 빛을 발하는 업종이었다"며 "올해 그런 업종 중 하나가 바로 은행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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