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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있으면 개인 과외"…북한 엄마들이 사교육 찾는 이유는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과학기술 보급실의 북한 주민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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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어린이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어린이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다 대학에 잘 가기 위한 거죠. 대학을 가야 입당을 하고, 또 간부를 하니까요."(2019년 탈북민)

북한에서 법적으로 금지된 사교육을 찾는 부모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에 가야 노동당에 입당할 수 있고, 간부도 할 수 있는데 공교육에서는 여전히 '사상' 수업만을 강조하고 있어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통일부는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북한이탈주민 6351명을 대상으로 설문·면접 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를 지난 6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탈북자들 가운데 북한에서 사교육을 직접 경험했다는 응답 비율이 2000년 이전에는 3.2%에 불과했으나 2016~2020년에는 14.1%로 증가했다. 사교육을 목격했다는 응답도 22.8~45.0%로 높은 편이었다.

사교육을 받은 경험은 어릴수록, 고학력일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응답 비율이 높아졌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이자 핵심 계층이 모여 사는 평양이 타지역보다 경험 비율이 약 두배 정도 높았다.

북한의 사교육은 점차 전문화되고 조기화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2000년 이전에는 '전문 개인지도 선생님'이 사교육을 담당했다는 응답이 20%였으나, 2016~2020년에는 49.7%에 달했다. 이 역시 고소득일수록 '전문 개인지도 선생님'을 이용했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 사교육의 양극화 현상도 엿볼 수 있었다.

사교육 경험 연령도 낮아지고 있는데, 2006~2010년부터는 취학 전인 유치원 단계에서 사교육을 받았다는 응답도 3~5%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이 시기부터 아동에 대한 사교육이 시작된 것으로 추측된다.

2019년 탈북한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는 이과대학이 1위다. 이과대학 보내려고 피아노, 영어, 컴퓨터 과외 등 다 시킨다. 돈 많은 집 자식들이 이렇게 사교육에 투자하는 데 안될 수가 있겠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 역시 "다 대학에 잘 가기 위한 것"이라며 "대학을 가야 입당을 하고, 간부를 할 수 있다. 먹고살아야 하니까 간부를 하자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북한에서도 이른바 '좋은' 대학에 가야 먹고 살 수 있는데 공교육만으로는 이를 이룰 수 없어 부유층 사이에서 사교육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다.

이는 북한이 과학과 영어 등 실용적인 학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교육에서는 '사상' 수업이 최우선시되는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탈북민들은 북한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김일성·김정일 혁명역사 등 정치사상 과목을 꼽았다. 이같은 비율은 2000년 이전 96.4%였고, 20년이 지난 2016~2020년에도 92%로 변화가 없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2011년 집권 이후 세계 교육 발전 추세에 맞추자며 교육 개혁에 힘써왔다.
특히 '인재 강국'을 최우선 목표로 내걸고 의무교육 제도를 12년제로 확대 개편하는 등 각종 정책을 펼쳐왔다. 지난해에는 유치원·초등·중등 1학년 교재를 새로 집필했고, 올해는 고등 교육과정에 선택과목제를 도입해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같은 개혁에도 불구하고 결국 체제 유지의 최소장치인 사상교육이 진정한 의미의 교육 개혁을 방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