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단독]'2400' 조직 전세사기 임대인 검거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2 15:42

수정 2024.02.12 21:48

잠적했던 임대인 최근 구치소 수감
경찰 접견 조사 예정
피해자들, "2400 조직 바지 임대인" 주장
[촬영 홍기원]
[촬영 홍기원]

[파이낸셜뉴스]수도권 일대에서 수백명의 보증금을 가로채 잠적했던 임대인이 붙잡혔다. 경찰은 임대인 도주로 지연됐던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 계양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지난해 12월까지 5개의 고소장이 접수된 임대인 박모씨(52)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부천 원미경찰서, 용인 동부경찰서 등 수도권 일대의 경찰서도 박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씨는 지난해 초 잠적했다가 12월 27일 인천구치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경찰서는 지난해 1월부터 박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 받고 임대인의 소재를 추적해왔으나 잠적한 탓에 수사 중지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전세계약을 체결한 집을 사들이고 최근 계약이 끝난 임차인들에게 보증금을 가로채고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까지 경찰에 접수된 피해자는 약 10명이며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다만 임대인 박씨의 피해자 단체 카카오톡방 인원은 170여명이 넘는다.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피해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전세 보증보험에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 형사 고소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은 박씨가 명의만 빌려준 이른바 '바지사장'으로 의심하고 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박씨로 임대인 명의가 변경되기 전 임대인이 전세사기 혐의로 1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빌라의 신' 권모씨 명의였던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속한 전세사기 일당은 2400번으로 끝나는 대포폰을 이용해 '2400' 조직으로 불렸다. 피해자 A씨는 "박씨가 자신 명의의 집만 200채가 넘는다고 주장했었다"라고 했다.

사회초년생 이모씨(29)는 지난 2021년 9월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이사 오자마자 임대인이 권씨로 바뀌었다고 한다. 불안한 마음에 보증보험을 들려고 했으나 권씨의 채무 때문에 불가능했다.
부동산에 이에 대해 문의하자 "돈 관련해서 문제가 없는 임대인으로 변경해주겠다"고 했고 그게 바로 박씨였다. 이씨는 "집 수리를 위해 지난 2022년 말 박씨에게 연락을 했으나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인천 계양경찰서 관계자는 "구치소 접견 조사를 빠른 시일 안에 진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피해 규모 등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라고 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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