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빚 돌려막는 다중채무자 450만 역대 최다

박문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2 18:19

수정 2024.02.12 18:19

소득 70% 이상 빚 갚는데 사용
한계차주 증가→ 소비침체 우려
고물가 부담 속 고금리까지 이어지면서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수가 450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가계대출자 중 다중채무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3%에 달해 수와 비중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중채무자 118만명은 소득의 70% 이상을 빚 갚는데 쓰고 있어, 한계차주가 증가가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게 제출받은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는 450만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2만명 가량 늘어났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차주를 뜻한다. A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으로 B금융기관에 이자를 갚는 경우도 상당해 고금리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다.


1983만명 수준인 전체 가계대출자에서 다중채무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2.7%를 기록했다. 수와 비중 모두 사상 최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물가 잡기에 나선 한은이 금리 인하시점을 늦추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대출을 받기 어려운데다 추가 소득도 없는 한계 대출자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1.5%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3·4분기(1.5%) 이후 4년만에 최고치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58.4%에 달해 소득의 약 60%를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지표들이 나오면서 다중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한계에 닿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출 한도와 고금리 등으로 추가 대출을 통한 돌려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저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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