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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2%대 내려왔지만… '금값' 과일이 인플레 키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2 18:26

수정 2024.02.12 18:26

인플레 기여도 13년 만에 최대
식료품값 넉달째 6% 고공행진
국제유가도 중동불안에 상승세
지난달 과일물가가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26.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일 판매대 연합뉴스
지난달 과일물가가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26.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일 판매대 연합뉴스
새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년 만에 2%대로 떨어졌지만 과일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국제유가마저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상반기 다시 상승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유류세 한시 인하조치 종료를 앞둔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물가는 1년 전보다 6.0%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2.8%)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식료품물가 상승세는 넉달째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달(3.2%)보다 0.4%p 하락했지만 식료품물가는 0.1%p 떨어지는 데 그쳤다.


식료품물가는 사과·배 등 과일 값이 잡히지 않는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월 과일물가는 26.9% 올라 지난 2011년 1월(31.2%)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체 물가상승률(2.8%)에 대한 과일물가 기여도는 0.4%p로, 지난 2011년 1월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1월 물가상승률(2.8%) 가운데 과일만으로 전체 인플레이션의 7분의 1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과일물가 상승은 지난해 이상기후와 병충해 등이 겹치면서 작황이 부진한 게 주요인이다.

정부는 당분간 과일물가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사과 등 일부 과일은 병충해 전파 우려로 수입도 쉽지 않은 데다 생육주기가 1년 단위라 현재 물량부족 문제가 해소되려면 올해 하반기 출하를 기다려야 한다.

국제유가도 변수다. 먹거리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중동발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물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배럴당 77.3달러까지 떨어진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친이란 무장세력의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 등 중동 지역 불안이 커지면서 82.4달러까지 반등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6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음에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물가 공표 직후 3% 내외로 물가반등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달 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조치도 물가 부담요인이다.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유류세 한시 인하조치를 도입해 7차례 연장해왔다.

정부가 세수부족보다 물가관리를 우선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한 만큼 이번에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세수부족 상황에서 재정여력 확보를 위해 정상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2%대 물가 안착을 위해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일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2%대 물가가 조속하고 확실하게 안착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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