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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베이조스, 플로리다 이사로 세금 8120억원 회피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3 02:22

수정 2024.02.13 02:22

[파이낸셜뉴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사한 뒤 재개한 주식 매각으로 세금 8120억원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워싱턴주가 2022년 7% 자본이득세를 도입한 뒤 아마존 주식 매각을 멈췄던 베이조스는 자본이득세가 없는 마이애미로 이사한 뒤 지난주 20억달러어치 주식 매각을 공시했다. 로이터연합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사한 뒤 재개한 주식 매각으로 세금 8120억원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워싱턴주가 2022년 7% 자본이득세를 도입한 뒤 아마존 주식 매각을 멈췄던 베이조스는 자본이득세가 없는 마이애미로 이사한 뒤 지난주 20억달러어치 주식 매각을 공시했다. 로이터연합


미국 인터넷 쇼핑 공룡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사 하나로 세금 8120억원을 피하게 됐다.

베이조스는 지난해 30년 가까이 살던 워싱턴주 시애틀을 떠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플로리다주는 워싱턴주와 달리 주식이나 채권을 매각하면서 생긴 차액에 대한 자본이득세가 없다.

베이조스는 플로리다도 이사한 덕분에 지난주 공시한 아마존 지분 20억달러어치 매각에 따른 자본이득에 대해 한 푼도 플로리다주에 세금으로 내지 않아도 된다.

베이조스는 지난해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이사한다면서 플로리디주에는 자신의 부모와 우주개발업체 블루오리진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댄 바 있다.

그러나 대규모 절세 또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주는 2022년 자본 이득세를 도입했다. 25만달러를 초과하는 규모의 주식이나 채권을 매각해 차익이 발생하면 7% 세금을 물린다.

워싱턴주에는 개인소득세가 없어 베이조스는 그동안 막대한 소득으로는 워싱턴주에 한 푼도 세금을 내지 않았지만 자본이득세가 도입되면서 세부담을 질 수밖에 없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1998년부터 아마존 주식을 거의 매년 수십억달러어치씩 팔아왔다.

주식 매각 자금으로 자신이 만든 자선재단에 20여년간 자금을 지원했고, 우주개발업체 블루오리진에도 돈을 댔다.

또 최근에는 약혼녀 로렌 산체스와 함께 5억달러짜리 초거대 요트 '코루'를 샀고, 마이이매 인근 인디언크릭 섬에서 맨션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억4700만달러에 맨션 2채를 구입한 그는 현재 인디언크릭에서 부동산 3건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이 맨션들에서 그냥 사는 것이 아니라 건물을 다 허물고 새로 건축할 계획이다. 최대 2억달러가 필요할 전망이다.

베이조스는 워싱턴주에 자본이득세가 도입된 2022년부터 이듬해인 2023년까지 아마존 주식 매각을 중단했다.

그러다가 마이애미로 이사한 뒤 이전에 중단했던 주식 매각을 재개했다. 2년 공백을 메우기라도 하듯 평소보다 매각 규모가 급격히 늘었다.

베이조스의 지난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서류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내년 1월 31일까지 아마존 주식 5000만주를 매각하기로 하고 이미 매각을 시작했다. 9일 마감가를 기준으로 87억달러어치가 넘는 규모다.

베이조스는 이 가운데 지난주 20억달러어치를 팔았고, 이사 덕분에 자본이득세 1억4000만달러를 절약했다.

내년 1월말까지 5000만주를 이 가격으로 모두 매각하면 그는 시애틀에 살았을 때에 비해 최소 6억1000만달러(약 8120억원) 세금을 줄이게 된다.


아마존 주가가 상승세를 타면 절세 규모는 더 커진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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