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새는 많다”...'비둘기·매' 구분보다 중립성 강조한 황건일 신임 금통위원(종합)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3 13:48

수정 2024.02.13 13:50

비둘기·매파 질문에 “이분법적 구분, 맞지 않아”
“가계부채·글로벌 경제 분절화가 최대 리스크”
황건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황건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황건일 신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3일 금리 결정에 있어 중립적인 태도로 임하겠다며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선호), 매파(통화정책 긴축 선호)로 나누는 이분법적인 구분은 개인 성향에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경제가 직면한 대내외 리스크로 가계부채와 글로벌 경제 분절화를 꼽았다.

황건일 금통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둘기파냐, 매파냐를 나누는데, 새가 참 많은데 왜 비둘기와 매만 있는지 모르겠다”며 “경제분석 능력은 한국은행 직원들이 최고인 만큼 경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상황에 맞게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제가 마주한 대내 위험 요인 중에서는 가계부채가 가장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황 위원은 “수출은 회복되고 있고 내수는 여전히 어렵다”며 “해외에서 바라볼 때 볼 때 역시 가계부채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앞서 취임사를 통해서도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상당폭 상회하고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부동산 대출, 가계부채 관련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며 현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황 위원은 글로벌 경제 분절화를 대외 위협 요인으로 평가하며 “국제적인 분쟁 문제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원자재 공급망 리스크와 에너지, 식료품 가격 상승 등의 궁극적인 배경은 과거와 달라진 경제 분절화”라고 설명했다.

황 위원은 1300원대에 형성된 원·달러 환율에 대해 “금리 외에도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환율에) 작용하고 있다”며 “적정 환율 수준에 대해선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미 금리차가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환율의 기본적인 변수는 금리이지만, 금리 외에도 다각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해서는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금융감독원이나 한은 등 당국에서 다각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다양한 펀드를 조성하는 등 방법으로 서서히 해결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추천한 황건일 위원은 부산 대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외환제도혁신팀장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코노미스트,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지냈다. 황 위원은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이동한 박춘섭 전 금통위원의 임기(2027년 4월 20일)를 물려받아 이달 22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금리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한국은행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해 총 7인 위원으로 구성된 금통위는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정책결정기구다. 총재와 부총재 당연직 외에 금통위원 5인은 기획재정부 장관,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전국은행연합회장 등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4년으로 연임할 수 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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