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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유죄 선고에도 반성없이 출마 뜻 밝힌 피고인 조국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3 18:46

수정 2024.02.13 18:46

당선돼도 유죄 확정시 박탈될 것
사법부 판단 따르면서 자숙해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0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신당 창당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0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신당 창당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4·10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과 출마 의사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13일 부산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능한 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출마 방식에 대해서는 "함께하는 동지나 벗들과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결격사유가 없는 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할 자격이 있다.
조 전 장관도 그런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다만 그는 대법원 판결을 앞둔 피고인 신분이라는 점이 다르다. 물론 확정판결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은 무죄로 추정될 뿐이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비위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 8일 열린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범행을 인정하거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대로라면 최종심인 대법원에서도 유죄를 선고받고 수감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조 전 장관의 정치 행보를 탐탁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비례대표에 출마할 수도 있고, 그럴 경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선언한 민주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남아 있다.

결론이 어떻게 내려지든 조 전 장관의 뻔뻔한 행태는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을 통해 여러 증거가 확인됐고, 관련자들의 진술이 있는데도 그는 아무런 죄가 없다는 듯이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마치 분풀이를 하듯 현 정부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설령 당선된다 해도 조 전 장관의 정치생명은 그리 길지 못할 것이다. 대법원이 재판을 질질 끌지 않고 유죄를 선고하면 의원직을 박탈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숙과 반성은커녕 마치 벌써 정치인 행세를 하며 활보하는 모습에서 일부 지지자를 제외한 국민들은 분노심마저 느낀다.

법학을 공부한 학자인 조 전 장관은 유죄판결이 확정돼도 죄를 인정하지 않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법학자이면서도 우리의 사법체계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율배반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동안의 그의 행적을 본 국민들은 크나큰 상실감을 감추지 못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이제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순순히 법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다. 자신과 가족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은 고사하고 마치 정치적 핍박을 당한 것처럼 행세하는 모습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 조 전 장관은 물론이고 딸 조민씨도 마찬가지다.

조 전 장관은 복수심이 끓어넘쳐 최소한의 양심마저 잃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에 교도소에 들어가면 양심수로 대접받으려 할 것이다.
제발 정의를 부르짖으며 일말의 존경이라도 받던 과거의 조국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그러자면 당장 출마 의사를 접고 겸허한 태도로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면서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이 그것만이라도 보고 배우도록 행동해달라는 간절한 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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