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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금지라더니"...바이든, 계정 새로 만들었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4 07:24

수정 2024.02.14 07:24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 개설한 틱톡 계정에 올라온 영상 캡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 개설한 틱톡 계정에 올라온 영상 캡처

[파이낸셜뉴스]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활용한 온라인 선거운동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틱톡 퇴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지지율 급락..결국 틱톡서 "젊은 유권자층에 구애"

워싱턴포스트(WP)와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프로 스포츠 최대 축제인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이 열린 전날 틱톡에서 공식적인 대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7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하며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응원한다. 혼자 자고 싶진 않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필라델피아 출신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틱톡 계정에 올라온 영상에는 가상의 슈퍼히어로인 ‘다크 브랜던’이 등장하기도 했다. 눈에서 레이저를 뿜는 이 캐릭터는 비교적 약해 보인다는 자신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강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지지율 급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기존의 ‘미국 내 틱톡 전면 금지 방안’을 완전히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틱톡 계정 개설을 통해 젊은층 유권자의 표심을 잡고 유세 기간 동안 이를 적극 활용하기 위함이다.

틱톡은 1억70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사용하고, 그중 다수가 젊은층으로 알려져 있다. 틱톡 사용자의 평균 사용 시간은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의 2배가 넘는다고 한다.

민주·공화 막론하고 비판 쏟아져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선택에 정치권 내에서는 우려와 비난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층의 핵심인 젊은 층에게서 확실한 기반을 구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틱톡 계정 개설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마크 워너 의원은 “틱톡을 금지한 인도를 따르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혼재된 메시지에 다소 우려스럽다”고 했다.

하원 중국특위 민주당 간사인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 역시 “대통령의 선거운동 방식에 대해 말하지는 않겠지만, 나는 틱톡 계정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개인 기기에서 틱톡을 사용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인 마크 갤러거 중국특위 위원장도 “18세 청소년들에게 자신을 위해 투표하라고 설득하는 것보다 국가안보가 훨씬 큰 일이다. 우리는 정부와 틱톡 금지에 대해 논의해 왔다”고 비판했다.


한편, 틱톡에 대한 규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됐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규제 강도를 점차 높였다. 지난해 하반기 백악관은 연방정부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 기기에서 틱톡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도록 지시했고, 여러 주(州) 정부가 정부기관에서 사용하는 공공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틱톡 전면 금지 방안도 검토하는 등 미국 내 틱톡 퇴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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