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허리띠 졸라매는 중국 지방정부들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4 09:35

수정 2024.02.14 09:35

경기 침체로 세수 등 재정 수입 감소 여파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중국 재정 담당 부서 관계자들 중국망 캡처 연합뉴스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중국 재정 담당 부서 관계자들 중국망 캡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삭감, 삭감, 삭감"
중국 지방 정부들이 줄어든 세수 등 쪼그라든 재정 수입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초긴축 운영에 들어갔다.

14일 렌허자오바오 등에 따르면, 부동산 침체로 세수가 줄면서 재정 수입이 목표치에 미달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정부들이 경상비 삭감 등 긴축 운영에 들어갔다.

또, 올 재정수입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빡빡한 살림살이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일반 공공예산 수입 증가 전망치를 명확히 제시했던 19개 지역 모두 올 재정수입 전망치를 지난해보다 낮게 설정했다.

지난해 일반 공공예산 수입이 26.3%나 늘었던 지린성은 올해 재정수입 10% 증가로, 16% 늘었던 충칭은 올해 6% 증가대로 낮춰 잡았다. 지난해 재정수입이 10.3% 늘었던 윈난성은 올해 3% 성장대에 살림살이를 맞췄다.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 등 장쑤, 저장 등 경제 허브 지역에서 법인세 수입 감소도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 침체로 토지 매매 등과 관련된 부가가치세, 계약세 및 기타 지방세 수입도 감소세이다.

'경제 1번지' 광둥성은 지난해 성 직할 부서의 운영 지출을 10% 줄였고, 올해는 공무 출국, 공무 차량 및 공무 접대에 소요되는 비용을 의미하는 '3공 경비'와 정부 서비스 구매 지출을 5% 더 줄일 방침이다. 전시 및 포럼에 대한 지출도 절반 이상으로 축소했다. 랴오닝성, 신장 및 티베트 등 재정이 취약한 곳들은 올해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지고 있다.

중국 재정부가 지난 1일 발간한 재정수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일반 공공예산 수입은 전년 대비 6.4%, 일반 공공예산 지출은 5.4% 증가했다. 지난해 3월에 설정한 목표인 6.7%와 5.6% 증가율에 각각 못미쳤다. 2년 연속 기준 미달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 12월 열린 전국재정공작회의는 "2024년 재정관리 개혁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절약을 엄격히 시행하고 엄격한 생활 개념을 확립하며 생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긴축 상황을 상정했다.

탕런우 베이징사범대 정부관리연구원장은 렌허자오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각지에서 일부 공무원의 급여가 삭감되거나 상여금 지급이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또, 많은 대학의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출도 축소되거나 연기됐으며, 각종 공공기금과 공공기관의 지출도 줄게 됐다고 말했다.

지방정부들은 경기불황으로 인한 재정수입 감소 외에도 코로나19 등 전염병 예방 및 통제에 대한 추가 지출을 상환해야 하고, 지난 몇 년 동안 인프라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조달과 관련된 원리금 상환 압박도 받고 있다.


탕 원장은 "지금 많은 지방정부의 재정상황은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팍팍하다"면서 "이념과 구호가 아닌 행동으로 옮겨야 할 절박한 과제가 됐다”라고 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