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사회부 장관 지내며 '이익균점권' 논의 이끈 우촌 자료집 나와
"노동자로 와서 노동자로"…자유협동주의자 우촌 전진한의 삶초대 사회부 장관 지내며 '이익균점권' 논의 이끈 우촌 자료집 나와
![우촌 전진한 [현암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4/02/14/202402141736413067_l.jpg)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노동자로 이 세상에 왔다가 다시 노동자로 돌아간다."
해방 이후 대한노동총연맹 위원장, 제헌국회 의원, 초대 사회부 장관 등을 지낸 우촌 전진한(1901∼1972)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런 말을 남겼다.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부딪쳐오며 노동자로서의 삶을 구현한 그의 마지막 말이었다.
노동기본권 보장과 노동법 제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우촌 전진한의 일생과 사상적 투쟁을 정리한 자료집이 나왔다.
서울대 노동법연구회가 주축이 돼 최근 발간한 '우촌 전진한 자료집'(현암사)은 우촌의 사상이 담긴 각종 저술과 언론 인터뷰, 연설 원고 등 관련 기록을 모은 결과물이다.
우촌 전진한의 삶은 크게 자유협동주의, 노동자 두 가지로 요약된다.
경북 문경에서 태어난 그는 16살에 서울로 올라와 사환(使喚·관청이나 회사, 가게 등에서 잔심부름을 시키기 위해 고용한 사람)으로 일하며 학문을 익혔다.
![1960년대 전진한이 시민들과 토론하던 모습 [현암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4/02/14/202402141736419270_l.jpg)
1920년 쌀 배달을 하던 중 우연히 토론대회에 참석해 연설한 일을 계기로 일본 도쿄(東京) 유학생으로 선발됐고, 와세다대에서 유학했다.
뜻이 맞는 유학생들과 '한빛회'를 조직했고 협동조합운동사를 창립해 협동조합 운동에 힘을 쏟았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는 조선공산당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노동법 입법을 논할 때 우촌은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제헌헌법 제18조에 '이익균점권'이 규정되는 데에는 그의 역할이 컸다.
이익균점권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법률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익의 분배에 균점할 권리가 있다'고 규정한 조항으로, 노동자에게 월급뿐 아니라 기업 이익의 일정 부분을 나누라는 의미다.
자료집 편집위원장을 맡은 이철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머리말에서 "이익균점권은 세계 헌법사상 그 유례를 찾기 힘들고 이례적이며 돌출적이었던 노동기본권"이라고 평했다.
자료집에는 우촌의 사상과 이론, 다양한 활동을 아우르는 다양한 자료가 담겼다.
국회 발언문과 연설 원고, 일간지에 실은 주장과 정치 평론, 평소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언론 인터뷰 등을 볼 수 있다. 그가 주력한 협동조합운동에 대한 해외 논의도 실었다.
우촌의 손녀인 전동현 박사가 자료집 발간에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1천102쪽.
![책 표지 [현암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4/02/14/202402141736420983_l.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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