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영끌 시작되나… 1월 주담대 4조9000억 증가 '역대 두번째' [고금리에도 늘어나는 대출]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4 18:15

수정 2024.02.14 18:15

은행권 가계대출 3조4000억 증가
신용대출 등에선 1조5000억 줄어
금융당국 "주택 거래량 흐름 주시"
영끌 시작되나… 1월 주담대 4조9000억 증가 '역대 두번째' [고금리에도 늘어나는 대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3조원 넘게 늘어나며 10개월째 증가했다. 정책모기지 대출은 줄었으나 하락한 시장금리에 주택 거래량이 예상보다 더디게 감소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2004년 이후 1월 기준으로 두 번째로 크게 늘어난 결과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택 거래량이 다시 반등하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며 대출규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주담대 4조9000억원 급증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9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3조4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전월 대비 1조5000억원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4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2021년 1월(5조원) 이후 역대 1월 기준 증가 폭이 두 번째로 컸다.

이는 하락한 대출금리에 주택 거래량이 예상치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해 시장금리 하락에 주담대 금리가 내리면서 (대출) 증가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주택 거래량은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주담대 증감 폭에 반영되는데 주택 매매거래가 예상보다 조금 덜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 4.16%까지 떨어지며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 시행된 신생아특례대출과 주담대 대환대출의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 차장은 "신생아특례대출은 신청금액 대부분이 대환자금으로 구성됐다"며 "대환대출도 대출한도가 기존 대출의 잔여금액으로 제한된 상태라 가계대출에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은행권 자체 주담대가 지난달 2조4000억원 늘어난 가운데 정책모기지는 전달 대비 1조4000억원 줄어들며 감소 폭을 키웠다.

이같이 주담대를 중심으로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감소했음에도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8000억원 늘어났다. 은행권과 똑같은 10개월 연속 증가세로, 증가 폭도 전월(2000억원)보다 커졌다.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은 상호금융권, 보험업권을 중심으로 2조6000억원 줄었다.

■"주택시장 동향 살필 것"

한은은 1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전월에 비해 확대됐으나 최근 주택경기가 위축되고 있어 향후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8월 3만7000호에서 9월 3만4000호, 10월 3만2000호, 11월 2만7000호, 12월 2만4000호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다만 올 들어 주택 수요가 다소 개선된 점은 변수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거래신고 건수는 전월(9048건)에 비해 17.2% 늘어난 1만606건으로 집계됐다.
원 차장은 "올해 1월 주택 거래량이 증가한 것이 추세적 흐름을 바꾸는 변동일지, 일시적 요인일지 파악하기에는 아직 시점상 이르다"며 "1월 (주택) 거래 수준이 일시적 요인인지, 추세적 흐름인지 계속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 자체 주담대 증가세가 다소 확대되는 등 시장상황 등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변동 가능한 만큼 향후 주택시장 동향 및 가계대출 증가요인을 면밀히 살펴나갈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월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소폭 확대됐지만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증가액(3조8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며 "아울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예외사유 축소, 민간 장기모기지 활성화를 위한 주택금융공사 사업개편 등 가계부채의 양적·질적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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