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LG, 미래기술 거점으로 日 찍었다… 현지 인재 확보나서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4 18:18

수정 2024.02.14 18:18

日,이공계 교육·연구 높은 경쟁력
소부장 분야 두터운 인재풀 갖춰
삼성 日연구소, 한달간 37건 채용
로봇 등 R&D 인재 입도선매 나서
LG도 석·박사 연구인력 영입 사활
삼성·LG, 미래기술 거점으로 日 찍었다… 현지 인재 확보나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본 내 연구·개발(R&D) 거점의 인재 확보에 나서며 '초격차'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수한 이공계 연구 역량과 일본이 강점을 갖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역량을 기반으로 일본 내 양사의 R&D 거점이 로봇, 디스플레이, 반도체 후공정 등 미래먹거리 기술 개발의 첨병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삼성, 日서 로봇·반도체 R&D 확대

14일 일본의 대표 채용사이트 도다(Doda)에 따르면 삼성전자 산하 일본연구소는 최근 한 달 간 37건의 채용공고를 내고 공격적으로 R&D 인재 입도선매에 나섰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소재 삼성리서치재팬(SRJ)-쓰루미연구소에서는 △로봇개발·로봇제어시스템 △3D 디스플레이 신호처리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디바이스 개발 등 첨단기기 개발을, 오사카부 미노시시 소재 SRJ-오사카연구소에서는 △가전용 압축기·모터 개발 △가전용 화상인식 센서 개발 등 가전 관련 기술 개발 직무의 신입·경력사원 모집에 나섰다. DS부문 연구소에서는 △반도체 회로설계 △반도체 소프트웨어 개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개발 △반도체 패키징 등 직무에서 채용을 진행 중이다.

도교도 미나토구에 1975년 설립된 삼성전자 일본법인은 현재 181명의 임직원들이 재직 중이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소재 쓰루미연구소는 첨단기술과 반도체연구를, 오사카부 소재 오사카연구소는 가전 관련 R&D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반도체 후공정 R&D를 위한 '어드밴스드 패키지랩(APL)' 착공을 발표하면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인 일본 현지업계와의 R&D 협력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채용 직무와 경력별로 처우는 상이하지만, 반도체 연구소 R&D직무는 3년 이상 경력자를 채용하며 연봉 700만엔(약 6217만원)에서 1300만엔(약 1억1547만원)을 제시했다.

일본인 직원 채용뿐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일본법인은 지난해 12월 상무급 인사의 설명회와 더불어 도쿄대 한인유학생 대상 리쿠르팅 행사를 진행했다. 도쿄대의 맞수인 교토대에서는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달 초 글로벌 제조&인프라 총괄 오프라인(일본) 리쿠르팅을 진행했다.

■ 日 석·박사 영입나선 LG전자

삼성뿐만 아니라 LG도 일본 R&D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2017년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의 일본 내 R&D 기관을 통폐합해 'LG 재팬 랩'을 설립했다. 디스플레이·화학·소재·부품·신기술·혁신기술은 요코하마에, 가전제품 R&D는 교토에 거점을 꾸렸다.

LG 재팬 랩은 △머신러닝 △수소 연구 △고분자 전해질 개발 △에틸렌 촉매 개발 △로봇 제어 알고리즘 개발 △리튬 이온 전지용 정극재 △가전용 모터 제어 기술 △공기청정 기술 개발 등 직무의 신입·경력 사원을 모집 중이다. 채용공고에 따르면 LG 재팬 랩은 연차와 경력에 따라 500만(약 4436만9000원)~2000만엔(약 1억7747만원)의 연봉을 제시했다.

LG전자도 일본 내 한인유학생 확보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4월 일본 대학의 졸업시즌에 맞춰 일본 R&D 석·박사 채용을 진행하며 일본 인재 확보에 나섰다.
도쿄대에서는 캠퍼스리쿠르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전자기업의 일본 인재 확보와 R&D 기지화의 배경으로 우수한 공학 교육 환경과 소부장 생태계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공계 교육이 위기에 처한 한국과 달리 일본 대학의 이공계 연구환경과 우수한 소부장 생태계가 우수 인재의 인력풀을 두텁게 만들었다"면서 "비록 국내 전자업계가 일본에선 고전 중이지만 우수 인재와 선진시장으로서 일본의 위상이 건재해 R&D 기지로서 매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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