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 등 젊은 선수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면서, 축구협회는 보도가 나온 지난 14일 이례적으로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설은 사실이 맞다고 인정했다. 나아가 손흥민이 당시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이강인을 명단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일부 축구 팬들은 내부 갈등에 관한 외신 기사에 대해 축구협회 측이 비상식적일 정도로 빠르게 사실이라고 인정한 점, 협회 고위관계자들은 이미 아시안컵 당시 갈등 사실을 공유해 알고 있었다는 점을 들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영국 더선은 지난 13일(현지시각) “토트넘의 스타 손흥민이 아시안컵 탈락 전날 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여 손가락이 탈구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지난 6일 한국과 요르단의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오른손 중지와 검지를 테이핑한 채 경기에 나왔다.
더선에 따르면 준결승전 전날 어린 선수들이 저녁 식사 후 탁구를 치겠다는 이유로 자리를 일찍 뜨려 했다. 이들 중엔 이강인도 있었는데 평소 이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겨온 손흥민은 선수들에게 다시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고, 이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졌다. 더선은 “손흥민은 선수들을 진정시키려다 손가락을 심하게 다쳤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더선이 보도한 내용은 대체로 맞는다”며 “손흥민이 탁구를 치러 자리를 일찍 뜨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현했고, 젊은 선수들이 이에 반발하며 다툼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온라인에서는 경질 위기에 몰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고 해당 사실을 언론에 흘린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까지 했다.
내부 갈등설이 퍼지자 이를 수습해야 할 축구협회가 신속하게 사실을 인정한 것도 음모론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실제 그런 일이 있었어도 축구협회는 ‘잘 모른다’ ‘확인해줄 수 없다’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계속 욕을 먹으니 비난 여론을 덮어보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축구협회가 아시안컵 4강 탈락을 선수 내분 탓으로 몰아가는 것”이라며 “본질을 흐리려는 것”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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