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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안 들려요" 20대 돌발성 난청 환자 급증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5 09:35

수정 2024.02.15 09:35

5년 새 40% 이상 증가... 원인 없이 발병해 청력 소실로도 이어져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의 20대 환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돌발성 난청 환자 수는 8만4049명에서 2022년 10만3474명으로 약 23%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20대는 8240명에서 1만1557명으로 40%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젊은 층에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명지병원 이비인후과 심대보 교수는 "돌발성 난청은 응급치료 여부에 따라 정상 청력을 되찾기도 하지만 환자의 3분의 1은 난청이 전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며 "청력을 잃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15일 조언했다.

돌발성 난청은 이름처럼 어떠한 전조증상 없이 수 시간에서 2~3일 이내에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많은 경우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며, 초기 치료 여부에 따라 청력 회복정도가 달라지는 만큼 응급질환으로 분류된다.


정상청력을 0~20㏈(데시벨)라고 할 때, 순음청력검사에서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 이상의 난청이 발생하면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한다. 돌발성 난청은 보통 한쪽만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보통 30~40㏈ 이상 청력이 떨어지면 일상 대화 소리가 또렷하게 들리지 않는 수준을 말한다.

돌발성 난청은 원인을 단정 지을 수 없다. 정밀검사를 진행해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 특발성이라고 하는데 돌발성 난청의 80~90%가 이 특발성에 해당한다. 다만 여러 연구에 따르면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염증 반응이나 혈관장애로 인한 달팽이관 저산소증, 외상, 면역성질환, 메니에르병, 종양성 질환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단, 시끄러운 소음에 노출된 환경이나 이어폰 등을 통해 고음을 장시간 듣는 음악 청취습관, 휴대폰 사용, 스트레스와 불안 같은 요인들이 20대 환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귀에 이명이 나타나거나 먹먹하게 느껴지는 것(이충만감)이다. 돌발성 난청은 3분의 2정도가 이명을 동반하기 때문에 갑자기 이명이나 이충만감이 지속되면 돌발성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증상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잠시 증상이 나타나면 괜찮다. 하지만 반나절 이상 지속하는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본적인 병력청취와 이내시경 검사 및 청력검사를 진행해 난청의 정도를 파악하고, 다른 원인 질환은 없는지 감별을 진행한다. 일부 환자들은 어지럼 증상이 동반해 응급실로 내원하기도 한다. 증상이 나타나고 늦어도 14일 이내에는 치료받아야 하며, 3~7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했을 때 치료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난청 정도가 약한 경우 스테로이드를 통한 약물치료만 진행한다. 하지만 난청이 심하다면 스테로이드와 고압산소치료를 함께 받길 권장한다.

증상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치료 후에도 3개월 이상 회복되지 않는다면 청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이 시점에서는 보조기기를 통한 청각재활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돌발성 난청의 특별한 예방법은 없으나, 평소 귀의 피로도를 낮추는 습관을 실천해야 한다.
휴대용 음향기기 사용 시 최대 음량의 60%이하로, 하루 60분 이내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또 술, 담배, 커피 등은 귀 신경을 자극하고 혈관 수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섭취를 삼가거나 줄여야 한다.
불가피하게 위 조건을 지키기 어려울 경우 주기적인 청력 검사를 통해 자신의 귀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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