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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SK증권, SK 로열티에 회사채 대표주관 업무 '싹쓸이'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5 17:05

수정 2024.02.15 17:05

[파이낸셜뉴스] SK증권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SK그룹 계열사 물량을 싹쓸이하고 있다. 지난 2018년 SK그룹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SK그룹 물량을 독점하며 공모채 주관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올해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에 나오는 SK그룹 계열사들의 대표주관 업무를 도맡고 있다.

SK증권이 부채자본시장(DCM)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은 것은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뀌었음에도 'SK'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며 우호적 관계를 지속해온 덕분이다.

올해도 SK증권은 이달 SK텔레콤이 발행하는 회사채(2000억원 규모)의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미래에셋증권과 공동주관이다.


오는 23일 SK리츠의 회사채 발행에서도 SK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사로 이름을 올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같은 달 25일 1000억원을 목표로 한 SK스페셜티의 공모채 발행도 KB증권과 공동으로 주선한다.

이달 28일 발행을 준비하는 SK가스 대표주관에도 NH투자증권과 공동 주선자로 나섰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온의 회사채 발행도 대표주관을 맡았다.

앞서 지난달 SK인천석유화학, SK브로드밴드, SK E&S, SK지오센트릭, SK에코플랜트의 회사채 발행에서도 중소형사로는 유일하게 대표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SK증권은 2018년 사모펀드 J&W파트너스가 인수한 후 SK그룹에서 분리됐다. 정작 SK그룹에 속한 당시에는 이해상층 등으로 그룹 물량을 주관할 수 없었다. 그러나 SK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계열사 물량을 대부분 가져오고 있다. SK그룹이 해마다 수조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하는 '빅이슈어'인 만큼 투자은행부문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그룹에서 분리됐지만 'SK'라는 이름을 로열티를 내고 쓰고 있다"며 "우호적인 관계는 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이 채권발행업무 경쟁력을 SK 로열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SK증권이 매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SK그룹과 완전히 분리될 경우 DCM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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