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미·중 갈등 수혜(?) 해외 기업, 국내 중견·중소기업에 러브콜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8 13:18

수정 2024.02.18 13:18

[파이낸셜뉴스]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글로벌 기업들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제조 경쟁력과 함께 글로벌 시장 본격 진출에 앞서 국내 시장을 테스트 베드(시험장)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또 미국과 중국간 갈등 격화로 우리나라가 제조와 판매를 동시에 펼칠 수 있는 제3지대 역할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투자(IB)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디콕스와 젬백스링크 등이 합작법인을 설립, 국내 및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해당 기업들의 회장 등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며 단순 물리적 결합이 아닌 화학적 결합에도 신경쓰고 있다.

2차전지·자율주행 등 기술 선도 기대

두 기업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첨단산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디콕스는 미국 이차전지 전문회사 이오셀(EoCell)과 합작법인 설립, 산업용 이차전지 사업을 시작으로 배터리셀 완제품 제조 및 공급, 플랜트 설계 및 구축 사업까지 진출을 추진중이다. 합작법인은 초기 자본금 300억원 규모로 메디콕스와 이오셀 측(이오셀 또는 제3자 참여)이 각각 45%, 55% 지분으로 설립된다. 설립 이후 설비 구축 뒤 고객사별로 니즈에 맞는 배터리셀을 제조해 공급하게 된다.

이오셀은 삼성SDI 출신 개발팀이 기술 부문의 주축이 된 차세대 고용량, 고에너지, 급속충전 배터리 기술 보유기업이다. 메디콕스는 이미 지난해 12월 경남 양산에 약 2만9400㎡ 규모 부지 확보를 완료했다. 이미 이차전지 파일럿 라인 가동을 통해서 검증을 받았다.

또 사외이사로 드래곤그룹 인터내셔널 회장 출신의 기술 전문가 총 만 수이와 투자 전문가 말레이시아 투자사 할포레트 및 아빌리언 베하드 현 대표이사 퐁 와이 륭 등 2인을 신규 선임한다.

젬백스링크는 세계 최고 수준인 레벨4(고도 자동화) 기술력을 보유한 중국 자율주행 전문 포니AI와 자율주행 신사업을 준비중이다. 젬백스링크와 포니에이아이는 향후 각각 50%의 지분을 투자한 국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포니AI는 베이징과 광저우에서 무인으로 택시 사업을 하고 있고, 지난 1월 중국 톈진시로부터 자율주행 트럭 시범 운행 허가 등을 취득했다.

또 지능형 자동차에 가장 많이 선택되는 AI 차량용 컴퓨터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린을 플랫폼을 채택, 고성능 및 안전성을 유지중이다.

포니AI의 제임스 펑 회장을 비롯해 티안 가오 부사장, 레오 왕 최고재무책임자를 이사 후보자로 선정한 바 있다.

한국 제조 경쟁력+시장 확대

해외 기업들이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관심을 두고 있는 점은 제조 경쟁력과 시장 선도확대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처럼 철강 생산부터 첨단 IT제품 까지 전 산업에 걸쳐 모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많지 않을 뿐 더러 이차 전지는 물론 첨단 기술력을 뽐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한가지는 미·중 갈등 속 중국으로의 기술유출을 걱정하지 않는 점도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은 보조금 등을 이유로 미국에 신공장을 건설하는 것과는 반대로 미국 스타트업 등 생산시설 등이 필요한 기업들은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과거에는 중국을 '세계의 공장'이라고 했지만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기술유출 등을 이유로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플과 나이키 등은 미국 기업이지만 생산 기지는 대만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주로 생산된다"며 "한국은 설계도 한장이면 제품 생산 부터 판매까지 가능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기업 역시 한국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는 "중국내에서도 중국산하면 저가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어 판로 개척에 힘들다"며 "제3국가와 협력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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