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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가르는 다리와 정원… 용산 ‘미래형 공중도시’ 내년 첫삽[오세훈표 ‘용산국제업무지구’ 飛上]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5 11:15

수정 2024.02.15 21:39

부지 49.5만㎡ 여의도공원 2배
중심엔 100층 빌딩 9개 우뚝서고
45층에 1.1㎞ 스카이트레일 연결
누구나 무료로 전망 즐기며 산책
2030년 입주 목표로 본격 추진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추진중인 세계 최대 수직 공중도시 조감도. 9개의 마천루를 묶는 스카이트레일(공중보행로)이 조성된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추진중인 세계 최대 수직 공중도시 조감도. 9개의 마천루를 묶는 스카이트레일(공중보행로)이 조성된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지난 5일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서울 용산정비창 부지 현장에서 개발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지난 5일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서울 용산정비창 부지 현장에서 개발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조성될 녹지 조감도. 서울시 제공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조성될 녹지 조감도.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의 용산 청사진이 갑진년 새해 들어 '공중도시'로 비상하고 있다. 공중보행로(스카이트레일), 공중정원 등이 갖춰진 최첨단 공중도시를 서울 용산에 만들어 세계적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초고층 빌딩 9개의 스카이라인을 허리띠처럼 둥글게 묶는 첨단 미래형 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마천루를 연결하는 스카이트레일의 길이는 무려 1.1㎞에 달한다. 시민을 위한 세계 최대 공중 도심시설이 될 전망이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미래형 공중도시가 용산에 들어서는 셈이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용산이 공중도시 조성으로 다시 한번 개벽을 하게 된다. 공중도시 조성을 위해 초고층 빌딩들을 한꺼번에 묶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여서 추진 과정도 주목받고 있다. 공중보행로를 설치할 건물들의 시공 시기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소유주 또한 달라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을 모은다.

■스카이트레일 감안해 마천루 설계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7월 용산정비창을 용산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지 1년반 만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안)'을 마련, 올해 상반기 구역지정을 목표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용산역 인근의 용산정비창은 과거 철도정비창으로 쓰인 곳이다. 부지 규모는 49.5만㎡로 서울 여의도공원의 2배에 달한다. 이곳에 조성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는 고층건물들이 입체적으로 들어선다. 주요 건물 9개의 고층부를 연결하는 1.1㎞ 길이의 스카이트레일이 눈에 띈다. 일각에서는 건물의 건설 시기가 같지 않고, 건물주가 달라 스카이트레일의 소유권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관심이 높다.

서울시 관계자는 "획지별로 건물 주인이 다르고, 건물 공사 시기도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을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안다"며 "교량을 건설할 때 교각을 미리 만든 뒤 교량을 올리는 방식인 것처럼, 건물의 경우에도 스카이트레일을 올릴 수 있도록 각 건물들을 설계하고 이후 연결하도록 조건 부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카이트레일을 위한 최적화된 설계구조를 마련하고, 특히 시공주체·사업비 부담자·양쪽 건물 사업자 간 사전에 합의를 도출해 소유주 등 문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9개 건물 연결해 총길이 1.1㎞

무료로 이용 가능한 스카이트레일은 건물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은 물론 산책을 하며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건물 45층 높이(약 180m)에 연장 1.1㎞로 건설한다. 세계 최대 시설로 총 9개의 건물을 연결할 계획이다.

스카이트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국제업무존 중심에 위치한 100층 내외의 랜드마크 건물을 거쳐간다. 이 랜드마크 건물의 최고층에는 전망대와 공중정원을 조성한다. 스카이트레일을 오가며 만나게 되는 각 건물의 내부에는 갤러리나 레스토랑, 카페, 실내정원, 공연장, 도서관 등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시민이 꾸준히 찾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스카이트레일의 설계 및 시공은 현재의 기술과 공법으로 추진 가능하다"며 "지구단위계획 지침을 통해 콘셉트 및 설계를 통합 유도하고, 토지분양 시에도 조건을 부여해 실현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해외에서도 고층에 스카이트레일을 건설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충칭의 래플스시티는 총 4개의 건물을 47층 높이에서 총 300m 길이의 스카이트레일로 연결했다.

고층에 공중다리를 건설한 사례는 이 외에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주메이라 게이트(228m), 중국 충칭 래플스시티(241m), 중국 난징 골든 이글 스퀘어 플라자(220m),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트윈타워(170m) 등 다수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진행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최신 트렌드 및 첨단기술을 적용해 관련계획을 구체화하고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의도 2배 규모 부지 복합개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도심부 49.5만㎡ 면적을 복합개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이 될 예정인데 구역 면적은 여의도 면적의 2배로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의 4.4배에 달한다.

사업비는 약 5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시공간 대개조'의 핵심 프로젝트로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 △보행일상권 △도시·건축디자인 혁신 △정원도시 서울 등 혁신전략을 한꺼번에 적용하는 최초 사례다.

저층형 개방형 녹지, 벽면녹화 등으로 사업부지 면적인 49.5만㎡의 100%와 맞먹는 약 50만㎡ 규모의 녹지를 조성한다.
올 상반기 중 개발 부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 개발계획을 고시하고 내년에는 실시계획인가를 거쳐 착공을 시작해 2028년까지 기반시설 조성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빠르면 2030년 초에 입주를 시작한다.
개발이 완료되면 14만6000명의 고용, 32조6000억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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