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달러 기축통화 자리 흔드는 최대 위험요인은 '미 경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8 07:59

수정 2024.02.18 07:59

[파이낸셜뉴스]
중국 위안화 등이 미국 달러화의 기축통화 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실제로 가장 큰 위협은 바로 미국 경제 그 자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 경제를 위협하는 근본배경인 심각한 재정적자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상실은 물론이고 미국과 전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됐다. 로이터연합
중국 위안화 등이 미국 달러화의 기축통화 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실제로 가장 큰 위협은 바로 미국 경제 그 자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 경제를 위협하는 근본배경인 심각한 재정적자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상실은 물론이고 미국과 전세계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됐다. 로이터연합


미국 달러화가 앞으로도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기는 하겠지만 그 지위를 흔들 최대 위협요인은 다름 아닌 미 경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는 17일(이하 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국제금융부문 책임자였던 스티븐 카민, 미 재무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마크 소벨의 경고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들은 경쟁자 없이 달러가 오랫동안 기축통화 자리를 유지했지만 이제 새 장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카민과 소벨은 달러는 현재 세계 교역과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통화로 이 자리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제했다.

다른 통화에 비해 달러 사용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최신 국제결제은행(BIS) 조사에 따르면 달러는 현재 전세계 하루 교역 대금 지불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현재 달러는 전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55%를 차지했다.

일부에서는 브릭스 등이 달러 대신 중국 위안화 등을 회원국간 교역에 사용하기로 하고, 중국이 중동 산유국들과 위안으로 결제하기로 하는 등 달러에서 탈피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달러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카민과 소벨은 이런 위협은 미국 그 자체가 달러에 미치는 위협에 비하면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 금융, 경제 상황이 '심각하게 뒤틀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치판이 양극으로 치닫고, 의회가 제 기능을 상실한데다, 보수나 진보 모두 미 재정적자 확대를 줄이는데 별다른 관심이 없어 달러가 기축통화 자리를 내줘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논문에서 "그 결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민간투자가 위축되며, 금융변동성이 고조되는 한편 미 경제의 역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고 비관했다. 논문은 이어 "그렇게되면 결국 달러는 기축통화 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 경우 달러가 기축통화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은 심각한 경제문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상황이 이렇게 치닫게 되면 세계 경제 역시 쑥밭이 될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경고했다.

미국은 심각한 재정적자 속에 수시로 정부폐쇄(셧다운)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올해 16억달러 더 늘고, 10년 뒤에는 총 재정적자 규모가 2조6000억달러에 이른다.
올해 고금리 속에 국채 이자비용이 국방비와 맞먹는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 바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