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의사 집단 이기주의" "정부 소통부재 탓" 시민들 부글부글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8 18:35

수정 2024.02.18 18:35

"휴학'쇼' 보니까 의사 결집 안돼"
"의사 없으면 환자 없다" 발언 질타
"강대강으로 몰고 간 정부도 문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정책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초읽기를 시작하자 시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대다수 시민은 의료계의 반발을 두고 집단 이기주의라고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은 정부의 소통부재로 인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18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9일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키로 했다.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과 달리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박모씨(35)는 "파업은 엄연한 노동자의 권리이지만 의대정원을 늘린다고 건강보험 재정이 늘어 문제가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많이 떨어진다"면서 "정부가 의대를 증원하기 위한 목적에는 지방 의사 부족 현상을 해결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비판도 나왔다.
인천 검단구에 거주하는 변모씨(34)는 "한림대 의대생들의 휴학 '쇼'를 보면서 의사들이 결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어떤 전문직이라도 라이선스를 땄다는 이유로 고소득을 보장해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동맹휴학을 결의한 한림대 의대 4학년 학생들이 정작 아무도 휴학원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싸늘한 여론 반응에는 의사들이 대중을 비난해온 발언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15일 저녁 서울시의사회의 궐기대회에서 의사들의 거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개최한 '의대 증원·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나온 한 참가자는 "레지던트 1년차 수료를 앞두고 병원에 사직서를 냈다"면서 "의사가 환자를 두고 병원을 어떻게 떠나느냐 하시겠지만, 제가 없으면 환자도 없고, 당장 저를 지켜내는 것도 선량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집단 이기주의를 보인다" "특권의식이 너무 강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다만 일부 시민은 정부의 소통방식을 문제 삼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는 김모씨(34)는 "의사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자신들 권리 지키기보다는 제대로 된 정책 방향성을 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강대강 대치로 국민에게 피로감만 줄 게 아니라 정부와 의사단체의 제대로 된 소통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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