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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8억종 화합물 DB化 AI 신약개발 속도 높인다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9 10:16

수정 2024.02.1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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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종 화합물 DB, 골리앗 이긴 '다비드'로 명명
대웅제약 "AI-DB 활용, 신약개발 속도 끌어올린다"
[파이낸셜뉴스] 대웅제약은 신약개발에 즉각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화합물 8억종의 분자 모델을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이를 통한 독자적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9일 밝혔다. 대웅제약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향후 전임상, 임상, 시판 등 신약개발 전주기로 AI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미 DB와 신약개발 시스템은 비만과 당뇨병, 항암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예컨대 비만과 당뇨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자체 AI 시스템으로 두 가지 표적 단백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 단계에 돌입시키는데 불과 두 달이 소요됐다.

AI 시스템을 활용해 암세포 억제 효능을 보이는 활성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를 통해 특허까지 가능한 ‘선도물질’을 확보하는데도 단 6개월이 걸렸는데, 기존 방식으로 진행했을 경우 최소 1~2년 소요될 프로젝트였다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대웅제약 연구원이 AI 신약개발 시스템으로 통해 신약 후보 화합물질을 탐색하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 연구원이 AI 신약개발 시스템으로 통해 신약 후보 화합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대웅제약 제공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신약개발의 난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2년간 ‘AI 신약개발 시스템’ 구축에 몰입한 결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웅제약이 실제로 구매해 신약 개발에 즉각 쓰일 수 있는 8억종 화합물질의 분자 모델 DB에 붙인 이름은 ‘다비드’다. 다비드(다윗)는 골리앗을 일격에 쓰러트린 성서에 등장하는 영웅이다. 신약개발 경쟁에서 AI로 글로벌 빅파마와 겨루겠다는 연구원들의 의지를 담았다.

8억종은 대웅제약이 신약연구를 통해 지난 40년 동안 확보한 화합물질과 신약개발에 이용할 거의 모든 화학물집 결합체를 망라한다. 대웅제약은 불필요한 정보를 분리, 제거하는 전처기 과정을 거쳐 AI와 결합될 수 있도록 했다. DB와 AI를 활용한 본격적 신약개발의 기초공사를 마무리한 셈이다.

박준석 대웅제약 신약디스커버리 센터장은 “신약 후보물질의 세계는 우주와 같은데 AI가 신약개발의 대항해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AI로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나간다면 굉장히 많은 신약 후보물질과 우수한 신약을 더 빠르게 개발해 인류 건강에 지대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신약개발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평균 15년이 소요된다. 최상의 시나리오로도 1만여개의 후보물질 중 1개만 성공한다.
후보물질 탐색에 5년, 임상 후보물질 선정이 2년, 의미 있는 물질의 임상 진행에 6년, 글로벌 진출을 위한 승인 절차에 또 2년이 걸린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도 신약개발을 소요시간을 15년 가량, 개발비용은 2조~3조원을 상정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AI 기술을 적용할 경우 이는 획기적으로 줄어 개발에 7년 비용도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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