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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올려도 돈 못번다…건설 수익 2%대 추락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9 18:22

수정 2024.02.19 18:22

대형업체 7곳 작년 매출 100조
영업이익률은 2.9%로 '반토막'
PF부실 이어 공사비 치솟은 탓
올해도 신용등급 강등 이어질듯
건물 올려도 돈 못번다…건설 수익 2%대 추락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매출 성장에도 원가율이 급격히 치솟아 영업이익률이 반토막 났다. 공사비 상승으로 분양가가 오르면서 미분양이 적체되고 수익성은 악화되는 구조로 빠져들어 이대로라면 건설업에 미래는 없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19일 파이낸셜뉴스가 지난해 실적을 공개한 대형 건설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7개사가 분석대상이다. 7개사의 지난해 매출 총액은 96조3971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한다.
지난 2022년 78조7865억원 대비 22.4% 늘어난 규모다.

반면 수익성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2022년 3조6930억원에서 2조8209억원으로 23.6%나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4.7%에서 2.9%로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대형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2021년에 1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2년 만에 2%대까지 급락한 것이다.

대형 건설사 한 임원은 "건설로 더 이상 돈을 벌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얼어붙고 원가 이상을 확보할 수 있는 공공공사, 정비사업장 등은 손에 꼽힐 정도로 먹거리가 없다. 위기를 타개할 뾰족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들도 자재 가격,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지속으로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손에 쥐는 돈은 크게 줄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업계에선 주요 건설사의 원가율이 지난해 말 기준 90%를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가율은 2~3년 전만 해도 80%대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외형은 성장해도 내실은 악화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것이란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공사비는 폭등하고 부동산 PF 부실, 강화된 안전규제 등으로 비용부담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강등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비가 올라 매출액은 증가해도 경영환경 악화로 이익은 감소하는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ljb@fnnews.com 이종배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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