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방

北, 온라인서 '남북 한민족 상징' 삭제 지속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0 15:47

수정 2024.02.20 15:47

북한 애국가도 개사, 1절에 ‘삼천리’→‘이 세상’으로 대체 등
[파이낸셜뉴스]
북한의 공식 무역 홈페이지인 '조선의 무역'과 외국문 출판사가 운영하는 '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 상단에 있었던 한반도 이미지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삭제된 이미지(위쪽)는 이전에 두 홈페이지 상단에 위치하며 한반도 전체를 보여주는(아래쪽) 이미지 형태였다. 사진=조선의 무역·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 캡처
북한의 공식 무역 홈페이지인 '조선의 무역'과 외국문 출판사가 운영하는 '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 상단에 있었던 한반도 이미지가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삭제된 이미지(위쪽)는 이전에 두 홈페이지 상단에 위치하며 한반도 전체를 보여주는(아래쪽) 이미지 형태였다. 사진=조선의 무역·조선의 출판물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대외 선전 온라인 사이트에는 한반도 전역을 빨간색으로 표시한 이미지가 사용되었다가 최근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한 문제를 심도있게 다루는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한다고 주장한 이후 북한 당국은 남북한이 한민족임을 나타내는 상징들을 지속적으로 삭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RFA에 따르면 북한 공식 무역·투자 관련 온라인 사이트인 ‘조선의 무역’과 북한의 외국문 출판사가 운영하는 ‘조선의 출판물’ 등에선 과거 한반도 전역을 빨간색 테두리로 표시했지만 최근에는 북쪽 만을 빨간색으로 표시해 활용하고 있다.

조선중앙TV의 일기예보와 최근 북한이 방영한 ‘위대한 전환, 승리와 변혁의 2023년’이라는 기록영화에서도 한반도 이미지가 수정됐다.

북한의 이 같은 조치는 북한의 애국가 개사로도 이어졌다. 북한 외무성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돼 있는 애국가 1절에는 한반도 전역을 상징하는 ‘삼천리’라는 단어가 ‘이 세상’으로 대체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해 11월 군사정찰위성 발사의 성공을 기념하는 영상에 등장하는 연회의 배경엔 한반도 전역이 빨간색으로 칠해진 지도가 사용됐지만 최근 재방영된 해당 기록영화에서는 한반도의 북쪽만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런 조치를 벌인 배경에는 북한 내 확산된 이른바 한류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동경 및 추종 의식 확산을 막고,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조치라고 진단했다.

또 북한 내부의 경제 위기 상황에도 핵무기 고도화와 다양한 투발 수단을 개발·강화하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 나오는 비판과 불만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고조와 불안정이 야기될수록 남남 갈등 조장과 한미 내에서 북핵 군축론을 수용해서 타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올 가능성을 높다는 셈법에 따른 것이란 진단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핵무기 완성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대화 및 연방제 통일은 포기하고 핵무기 사용을 시사하면서 다목적 포석을 깔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또 한국을 동족이 아니라 ‘적대적 교전국’으로 삼은 것은 핵을 실제 사용해야 하는 인민군의 대적관 확립, 향후 대미 협상의 유리한 지위 확보 차원”이라고 짚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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