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부산도 전공의 줄사직...의료 공백 현실화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0 14:38

수정 2024.02.20 14:38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0일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의 복도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의사들의 집단 진료중단에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호소문이 걸려 있다. 뉴시스 제공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0일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의 복도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의사들의 집단 진료중단에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호소문이 걸려 있다.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부산지역 대학병원들의 전공의 대다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났다. 부산지역 의대생들도 이날 휴학계를 제출하면서 의료 현장의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20일 부산시와 부산지역 대학병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지역 내 주요 수련병원 9곳 가운데 7곳에서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서를 제출했다.

시의 집계로는 전공의 780여명 중 45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일부 대학 병원의 경우 레지던트 인원이 개별적으로 진료과에 사직서를 제출한 곳이 있어 실제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부산대병원 전공의 236명 중 216명이, 동아대병원 전공의 138명 중 110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부산대병원과 동아대병원은 병원 소속 대학 교수들을 포함한 당직 의사들이 전공의 업무를 겸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수술과 진료를 담당하는 교수들의 업무를 조정해 전공의들이 떠난 빈자리를 메우도록 할 계획"이라며 "다만 집단 사직 상황이 길어지면 환자 수술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은 전공의 112명 가운데 인턴 22명과 레지던트 63명 등 전공의 85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메리놀병원은 전공의 23명 중 19명이, 부산성모병원은 15명 중 11명이 각각 사직서를 냈다.

동의병원은 전공의 17명 중 전공의 3명이 이날 오전 사직서를 제출했고 나머지 전공의도 전원 사직을 예고했다.

동남권 원자력의학원은 전공의 3명 모두가 사직서를 각각 제출했다.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과 고신대 복음병원은 복지부 현장 점검으로 인해 이날 현황이 파악되지 않았다.

같은 날 부산지역 의대생들도 휴학원을 제출하며 집단 행동에 돌입했다.

부산대 의과대학 비상시국 정책대응위원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날부터 동맹휴학과 수업 및 실습 거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부산대 의대생 590명 가운데 582명인 98.6%가 휴학원을 제출했다.

동아대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17일 동맹 휴학 참여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한 결과 294명 가운데 전원이 찬성해 이날부터 수업을 거부하는 등 동맹 휴학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난 17일과 19일에 이어 이날 시청에서 전공의 집단행동에 따른 비상진료대책 회의를 연이어 개최했다.


시 관계자는 "관내 2차 병원과 전문병원, 소방재난본부와 긴급회의를 열고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단계별 계획과 환자 수용체계 마련, 비상 체계 유지를 당부했다"라고 밝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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