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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물려줄 바에야 무자식이 상팔자"..아이 안낳는 '슬픈 이유'

홍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1 07:00

수정 2024.02.21 08:19

자녀 낳고 싶어도 경제력 때문에
저출산·고령화에 가족 형태 변화
가족해체에 대한 인식도 점차 개방
자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저출산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적 여유가 없다면 자녀를 낳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남들에게 꿀리지 않을 만큼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큰 것이다.

자녀 낳고 싶어도 경제력 때문에
20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전국 만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가족관 및 가족관계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건강한 가족관계에는 가족의 경제적 상황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8명(78.4%·동의율)이 좋은 가족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금전적인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답했다. 가족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그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72.4%)는 응답 비중도 높았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일수록 가족관계가 좋은 것 같다(67.4%)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인식은 특히 자녀 양육에 대한 태도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내 자녀에게 만큼은 꿀리지 않을 만큼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해주고 싶다는 응답이 79.9%에 달했다. 부모가 된다면 자녀에게 무엇이든 아낌없이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응답도 74,8%였다.

이처럼 금전적 상황을 중시하는 분위기에 10명 중 6명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차라리 자식을 낳지 않는 것이 낫다(60.9%)'고 답했다.

엠브레인은 "자식이 하고 싶은 것을 잘 할 수 있도록 부모가 서포트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로 여겨지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며 "한국 사회가 자녀를 낳고 싶어도 경제적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쓸쓸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염려가 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저출산·고령화에 가족 형태 변화…"고정관념 옅어진다"
결혼·출산을 미루는 이들이 늘면서 1인 가구,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족, 자식을 낳지 않는 딩크족 등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느끼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간 부정적이었던 이혼이나 별거 등에 대한 태도도 바뀌고 있었다.

가족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우선 응답자 10명 중 8명(78.8%)은 '요즘은 가족보다 반려동물을 더 가족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답했다.

'요즘 부부간 이혼 문제는 흠이 아니다'(71.7%),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면 별거도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다(62.9%) 등으로 응답 비중이 높았다.

10명 중 6명(57.1%)는 가족이 꼭 혈연으로만 이루어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엠브레인은 "가족 형태의 변화와 함께 가족 해체에 대한 인식도 점차 개방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특히 1020 저연령층에서 가족관계는 혈연 기반일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두드러지는 만큼 가족 형태에 대한 고정관념이 더욱 옅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건강한 가족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기준선’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모습이다.
함께 지내더라도 가족 간 지켜야 할 예의가 있고(96.3%, 동의율), 서로의 기분과 감정을 맞춰줄 필요가 있다는 응답(79.3%)을 높게 평가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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