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2차전지 광풍, 끝나지 않았다'...올해 300% 폭등한 종목은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0 16:19

수정 2024.02.20 16:19

뉴시스 제공
뉴시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2차전지주에 대한 개미들의 믿음은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종목이 바뀌었을 뿐 여전하다. 지난해 에코프로그룹과 포스코그룹주가 폭등한 것처럼 올해는 전해액 생산업체 등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IRA 호재로 200~300% 급등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용 전해액을 생산·판매하는 솔브레인홀딩스의 주가는 이날 상한가(29.98%)에 거래를 마치며 8만5400원을 기록했다. 이달 초 4만원 선에서 횡보하던 주가가 최근 15거래일 중 11거래일 상승하며 2배 이상 뛰었다.

솔브레인홀딩스의 2023년 영업이익은 1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69.81% 증가했다.
덕분에 전일 시간외거래에서 9.89% 상승하며 상한가를 예고했다.

전해액 등 2차전지 소재·부품기업의 급등세는 처음이 아니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등에 2차전지 전해액을 공급하는 엔켐의 주가는 올해 초(1월 2일) 8만3100원에서 지난 19일 33만3000원으로 300.72% 폭등했다. 1조3000억원 남짓이던 시가총액이 5조6000억원을 넘어 코스피시장으로 이사간 엘앤에프(5조8033억원)와 경쟁할 정도가 됐다.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앤드림도 같은 기간 2만1850원에서 7만1800원으로 주가가 228.60% 올랐다. 지난해 3월 말 기록했던 전고점(5만1800원)과 비교해도 2만원이 높다.

해당 종목의 급등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으로 분석된다. IRA 내 해외우려기업(FEOC)) 세부지침을 통해 중국기업이 미국 생산 전기차에 소재와 부품을 납품하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국내 업체의 반사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김철중 연구원은 "향후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분리막과 전해액 밸류체인이 중국에서 한국과 일본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반등 가능성" vs ""버블이라는 말 밖엔"
이번 폭등을 주도한 것은 개인 투자자였다. 개인은 올해 들어 엔켐의 주식을 2746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 1위, 코스피·코스닥시장을 합쳐도 전체 5위에 해당한다. 에코앤드림(242억원)과 솔브레인홀딩스(89억원)도 같은 기간 개인이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를 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2차전지산업이 올해 1·4분기에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테슬라의 주가가 반등하며 전기차 관련주 전반이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순환매가 전개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2차전지 밸류체인이 반등했다”며 “관련 종목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도 급격한 하향 조정에서 벗어났다”고 전했다.

현대차증권 강동진 연구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라며 “수출 물량 상승을 저점 시그널로 판단하는 동시에 FEOC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양극재 업체의 차별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전히 '버블'이라는 비판도 있다.
'2차전지 저격수'로 불리는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지난 1년간 셀 상위 10개 업체의 주가는 평균 29% 하락했지만 소재 상위 8개 업체는 평균 144% 급등했다"며 "소재업체들의 고객사가 셀 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정반대로 움직이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소재업체의 현 주가는 미국·유럽 등 주요국들의 전기차 전환 정책이 오는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이런 조건이 지켜진다 해도 지금의 주가는 고평가 상태다.
버블이라는 말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