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세계 첫 HBM 상용화에도
6년 뒤 SK하이닉스에 주도권 뺏겨
시설 투자 2.5배 늘리며 설욕 다져
"HBM 공급 확대로 업계1위 찾겠다"
6년 뒤 SK하이닉스에 주도권 뺏겨
시설 투자 2.5배 늘리며 설욕 다져
"HBM 공급 확대로 업계1위 찾겠다"
■한발 늦은 삼성, HBM4 추월 '사활'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HBM 제품은 △1세대(HBM) △2세대(HBM2) △3세대(HBM2E) △4세대(HBM3)까지 진화를 거듭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2021년 10월 HBM3를 업계 최초로 개발하고 2022년 6월 미국 엔비디아에 공급을 시작하면서 시장 우위에 올랐다.
1세대 HBM 개발은 2013년 SK하이닉스가 시작했지만, 2016년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고성능컴퓨팅(HPC)용 HBM2(2세대)를 상용화하며 HBM 시대를 열었다. 이후 낮은 시장성을 이유로 삼성전자가 연구와 투자를 주저한 사이 SK하이닉스는 HBM 연구를 꾸준히 해오며 HBM3(4세대)를 먼저 개발, 시장 선점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계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HBM 시장 주도권 확보에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현재 주력인 HBM3 양산에서는 SK하이닉스에 1년가량 뒤처졌지만 차세대 제품인 HBM3E 양산 격차는 6개월 이내로 좁히고 HBM4부터는 역전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HBM 관련 시설투자를 지난해 대비 2.5배 늘리는 등 인력과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것은 맞지만 아직 HBM 시장이 초기 개화 단계"라면서 "엔비디아가 HBM3E 탑재부터 공급망을 다변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만이 가진 기술력과 장점으로 판도를 바꿀 기회는 아직 많다"고 말했다.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지 역량 결집
삼성전자는 HBM 판도 뒤집기를 위해 △메모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동시에 제공하는 IDM으로서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생산량 증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양 사업부의 시너지 강화를 통해 HBM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황상준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뉴스룸에 기고한 글에서 "HBM과 함께 2.5차원, 3차원 첨단 패키지 솔루션을 포함한 첨단 맞춤형 턴키(일괄) 패키징 서비스도 제공해 AI·HPC 시대에 최고의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첨단 패키지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 만들어진 신생조직인 어드밴스드패키지(AVP)팀은 고객맞춤형 반도체 패키징 회로설계는 물론 제품의 구조, 소재 개발 및 시뮬레이션도 담당한다. 업계에서는 HBM도 D램에 최첨단 패키지 기술을 접목한 제품이라 파운드리뿐만 아니라 차세대 HBM 역량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AI향 반도체, AI 서버가 증가할수록 HBM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제품 공급 확대를 위한 삼성과 SK 간의 기술경쟁과 투자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