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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농지 투자, 사상최대..."중장기적으로 유일하게 손해 안 볼 자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1 03:48

수정 2024.02.21 03:48

[파이낸셜뉴스]
농산물 가격 급등세 속에 금융사들의 미국 농지 투자 규모가 지난 3년 사이 2배 넘게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 3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솔라노의 한 목장에서 소가 풀을 뜯고 있다. AP연합
농산물 가격 급등세 속에 금융사들의 미국 농지 투자 규모가 지난 3년 사이 2배 넘게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월 3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솔라노의 한 목장에서 소가 풀을 뜯고 있다. AP연합


투자자들의 미국 농지 투자가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곡창지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치르면서 곡물 생산이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가파른 세계 인구 증가로 농산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농지 투자를 대폭 끌어 올렸다.


지난 3년간 금융사들이 사들인 미 농지 규모는 2배 넘게 폭증했다.

74억달러에서 166억달러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이하 현지시간) 투자자들의 자금이 미 농업 부문에 대규모로 투입되면서 사상최대 규모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전미부동산투자신탁협회(NCREIF)에 따르면 투자자 그룹들이 보유한 미 농지 규모는 지난 3년 사이 2배 넘게 폭증했다.

금융투자자들이 보유한 농지 규모가 가격을 기준으로 2008년 18억달러 수준이던 것이 2020년 74억달러, 그리고 지난해 말에는 166억달러로 폭증했다.

농지가격, 4.3배 급등


미 농지 가격도 수십년간 폭등세를 기록했다.

1997년 에이커당 평균 1270달러였던 농지 가격이 26년 만인 지난해 5460달러로 뛰었다. 4.3배 폭등했다.

농지 가격은 앞으로도 상승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기후위기로 경작지 확장이 어려워 공급이 제한적인데다 인구증가세가 지속될 것이어서 농작물 수요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유엔 추산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는 현재 약 80억명에서 2050년에는 지금보다 20% 증가한 약 100억명에 이른다. 농산물 수요는 60% 폭증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손해 안 볼 장사


미 농지 가격 급등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됐다. 당시 국경이 봉쇄되고 공급망이 흔들리자 슈퍼마켓 진열대가 텅텅 비었고, 미국내 농업생산의 필요성이 재확인됐다.

2022년 2월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침공하면서 전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 전문인 코디언트캐피털의 농업부문 책임자 세드릭 가니아-랜더리는 세계가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결혼했다"면서 이때문에 농지가 투자자들에게 점점 더 매력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을 자산군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농지라고 못박았다.

농지에 투자 몰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것도 농지 투자 흐름을 막아세우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 자산운용사 피에라캐피털 산하의 피에라코목스 최고경영자(CEO) 앙투안 비숑-맥레논은 현재 대세가 농지를 매우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인 안목이 있다면 물 공급이 가능한 품질 좋은 토지를 소유하는 것이 좋은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농지 투자를 시작한 PGIM은 지난 2년간 농산물 수요와 공급 제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가 높아졌다면서 농지수요가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은 미 농지 대부분은 농민들과 농업기업이 소유하고 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3조4000억달러 규모의 미 농지 95%는 이들이 소유하고 있고, 1~3% 수준만을 투자펀드들이 갖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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