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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어디까지 써봤니"..삼성 무선청소기의 진화[체험기]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2 15:58

수정 2024.02.22 15:58

삼성전자 '2024년형 비스포크 제트 AI'로 청소하던 중 과자 부스러기를 발견하자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흡입 강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김동호 기자
삼성전자 '2024년형 비스포크 제트 AI'로 청소하던 중 과자 부스러기를 발견하자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흡입 강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김동호 기자
삼성전자 '2024년형 비스포크 제트 AI'. 사진=김동호 기자
삼성전자 '2024년형 비스포크 제트 AI'. 사진=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카펫을 청소하니까 스스로 강도가 약해지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최대 310와트(W)의 흡입력과 인공지능(AI) 기능의 '2024년형 비스포크 제트 AI'를 체험해 봤다.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4에서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를 선언한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에 온디바이스 AI를 탑재한 대표 제품이다.

CES를 직접 다녀왔지만 온디바이스 AI 가전 제품에 대한 신뢰는 솔직히 높지 않았다. 가전에 탑재된 AI가 챗GPT처럼 똑똑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일주일간 막상 써보니 온디바이스 AI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엔 충분했다.

청소기를 조립하자마자 우연찮게 둘째 아이가 거실 바닥에 과자를 떨어뜨렸다. 실험 정신이 발동해 떨어진 과자를 발뒤꿈치로 지르밟아 가루를 냈다. AI 모드로 맞춰놓은 청소기의 흡입구를 과자 부스러기 쪽으로 갖다 대자 조용했던 청소기가 굉음을 내며 허겁지겁 과자를 먹어치웠다. 310W의 강력한 흡입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실험에 탄력을 받아 카펫으로 이동했다. 바닥에서 카펫으로 이동하자 1~2초간 최적화 시간을 거쳐 스스로 흡입력을 낮췄다. 기존 청소기로 청소할 때는 카펫이 흡입구에 달라붙어 힘들었는데, 비스포크 제트 AI는 편안하게 청소가 가능했다. 벽면과 이어진 바닥이나 모서리 등 청소가 힘든 곳에서는 스스로 흡입 강도를 높이는 꼼꼼함도 보여줬다.

AI는 바닥이 마루인지, 카펫인지, 매트인지를 스스로 판단해 흡입 강도를 조절했다. 구석과 모서리를 감지하는 것도 신기했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이번 신제품에 추가된 'AI 모드 2.0'기능이었다.

AI 기능보다 더 놀라운 점은 '청정스테이션+' 기능이다. 아내와 딸 둘을 포함해 여자 3명이 살다보니 긴 머리카락과의 전쟁은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집안 청소를 끝내고 난 뒤 브러시를 살펴보니 뭉친 머리카락이 없었다. 더 무서운 점은 '청정스테이션+'에 청소기를 거치하자 강력한 흡입 소리와 더불어 먼지통에 휘감겨있던 긴 머리카락이 한 올도 없이 사라졌다. 브러시 바닥 롤러의 틈새를 최소화하고 감기지 않도록 설계한 '안티탱글' 기술과 최대 회전 사이클론, 그리고 특허를 받은 '에어펄스' 기능 덕분이다.

고온수를 바닥에 뿌리며 물걸레 청소가 가능한 '고온 세척 브러시'도 만족스러웠다. 동전 크기의 커피 자국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다만 아직 AI가 진화해야 할 부분도 발견했다. 벽 모서리를 청소할 때 흡입 강도를 스스로 조절했지만, 1~2초의 지연 시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최적화를 반복하는 노력 때문인지 비스포크 제트 AI는 온디바이스 AI 가전을 불신했던 생각을 바꿔놓았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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