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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 이자 경감" KB, 1000억원 한도 우수대부업체 전용상품 출시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2 16:32

수정 2024.02.22 17:25

KB국민은행, 이번달 우수대부업체 전용 대출 출시 연 4~5%로 총 1000억원 공급 검증된 대부업자 자금난 해소, 불법사금융 내몰리는 취약차주 보호 "최종 차주에 금리인하 혜택 돌아가게" 단서 조항 달아 국민은행 시작으로 은행권도 본격 검토할 듯 금융당국, 저축은행-대부업계 간담회 등 협의체 지속 가동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국민은행 신관 전경. 사진=국민은행 제공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국민은행 신관 전경. 사진=국민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KB국민은행이 저신용자 대출 이자를 낮춰주는 차원에서 이달 1000억원 한도 우수대부업체 전용 대출 프로그램을 출시한다. 우수대부업체에 대한 원활한 자금조달을 통해 불법사금융에 내몰릴 위기에 처한 저신용자를 제도권 금융 '최후의 보루'로 포용하기 위한 취지다.

국민은행이 첫 타자로 나서면서 다른 은행들도 금융당국의 검증을 받은 대부업체들에 대한 자금조달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달 KB국민은행이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우수대부업체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금리는 연 4~5%대로 대부업체 평균 조달금리(7%)보다 2~3%p 낮다. 대출금은 총 1000억원 규모다.
국민은행은 "최종 차주에게 금리인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한다"라는 조건을 달아서 평균보다 낮은 금리로 우수대부업체에 대출을 내줄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달 초 금융위원회 주도로 열린 시중은행과 대부업체 간담회에서 상품 출시 계획을 밝혔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우리은행이 적극적 지원에 의지를 피력한 걸로 확인됐다.

은행권에서는 국민은행이 우수대부업체 지원 첫 타자로 나오면서 상생금융 확대 차원에서 이를 본격 검토하는 분위기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전방위적으로 상생금융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방안이라도 나올 수 있다"면서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그동안 '대부업체 전주(錢主)'라는 낙인효과를 우려해 대부업체에 대한 적극적 차입을 꺼려왔다. 은행들이 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가운데 상환 리스크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 은행들이 우수대부업체에 내준 대출금은 지난해 말 900억원대로 내려왔다. 은행권의 우수대부업체 차입금액은 2022년 3월 말 2100억원에서 지난해 3월 말 1460억원으로 줄었고 연말에는 1000억원을 밑돌았다.

이처럼 은행들이 우수대부업체 차입을 꺼리는 상황에 국민은행이 나선 이유는 불법사금융 피해를 막기 위한 '상생금융' 차원이다. 지난해 불법사금융 검거 건수는 1404건으로 전년(1179건) 대비 19% 늘었다. 저신용자들이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제도권 내 금융상품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린 것이다.

금융당국도 우수대부업자가 저신용층 신용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우수대부업자 제도는 신용평점 하위 10% 저신용자 대출요건 등을 충족한 금융위 등록 대부업자를 대상으로 은행 차입이 가능토록 해 서민금융 공급을 지원하는 제도다.
금융위는 이달 초 시중은행과 대부업체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저축은행-대부업체 간담회도 준비하고 있다. 금융회사가 대부업권에 원활히 자금을 공급해 저신용 차주들의 '제도권 금융 내 대출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우수대부업자의 저신용자 대상 대출취급 실적 등을 공시하고, 저신용층 신용공급 실적이 높은 우수대부업자에 제재감면·포상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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