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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에서 4억' 집값 반토막...재건축 패닉, 분담금 낮출 방안은 [부동산 산책]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4 09:00

수정 2024.02.24 09:00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산책’은 전문가들이 부동산 이슈와 투자 정보를 엄선해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서울의 한 재건축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재건축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분담금 문제로 재개발·재건축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이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분쟁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사비가 최소 2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치솟는 분담금에 최고가(8억) 대비 반토막난 4억원에 거래되는 곳도 있을 정도입니다.

늘어난 분담금을 고려하면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의 경우 일반 분양가를 더 높일 수 밖에 없는 데요. 사실 강남이나 여의도·목동 정도만 가능한 이야기 입니다.
나머지 서울 외곽이나 1기 신도시에서는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훨씬 비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분양이 잘 안될 것이 뻔합니다.

장수명 아파트...공사비 오히려 절감

현재 상황에서 분담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안전진단 면제나 조합설립 기간 단축, 신속통합기획 등은 이미 지자체에서 하고 있고, 그 이외의 다른 방법들은 없을까요.

우선 철거 기간부터 확 줄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미 검증된 폭파 해체 공법으로 빠르게 철거를 해야 합니다. 최근 중국이나 터키에서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이 방식으로 철거했고, 국내에서도 국토부가 신기술까지 확보해 놓은 상태입니다.

100년 가는 장수명 아파트로 건설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세종시에 시범단지를 설치해 검증했는 데요. 1급 장수명 아파트인 라멘구조로 만들면 기존 벽식구조에 비해 공사비는 3~6% 더 들어가지만, 100년 단위로 사용 연한을 늘리면 오히려 18% 이상 절감된다고 합니다. 2급 장수명 아파트인 무량판 구조형식도 이미 국내 49층 아파트에서는 대부분 채택하고 있습니다.

'8억에서 4억' 집값 반토막...재건축 패닉, 분담금 낮출 방안은 [부동산 산책]

마이너스 옵션 확대...벽식구조 사라져야

앞으로 비가 오는날 콘크리트 타설을 중단시킨다고 하는데요. 라멘구조의 경우 기둥과 보를 먼저 선행공법으로 건설하고, 맨위 상부층에 슬라브 공사를 하면 하층부의 슬라브 공사는 비가 와도 충분히 콘크리트 타설을 할 수가 있습니다. 즉, 상부층 슬라브가 우산 역할을 하게 되는 형태입니다.

철골 오피스 건설 현장을 보면 코어와 기둥, 보가 먼저 설치돼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공사 중지기간이 확 줄어 오히려 벽식구조보다 공사기간이 더 줄고, 공사비도 큰 차이가 안 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층간소음도 7~8dB 줄어든다고 합니다.

결국 100년 가는 1급 장수명 아파트를 건설하면 오히려 여러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수 있습니다. 특히 향후 리모델링시에도 매우 유리합니다. 벽식구조의 경우 이제는 사라져야 할 때입니다. 아울러 공사비 절감을 위해 마이너스 옵션을 확대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지금이라도 각 조합들은 이런 공법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전문 회사들이나 신탁사들과 함께 재건축 공사비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들고, 재건축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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