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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조에서 9조로"...실리콘 음극재 시장 10배 큰다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3 12:05

수정 2024.02.23 12:05

실리콘 음극재. SK머티리얼즈 제공
실리콘 음극재. SK머티리얼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가 오는 2035년 9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9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국내 대기업들도 이를 선점하기 위해 제품 개발·시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9000억에서 2035년 8.8조원으로"
2024년 리튬이온전지 실리콘 음극재 기술현황 및 전망. SNE리서치 제공
2024년 리튬이온전지 실리콘 음극재 기술현황 및 전망. SNE리서치 제공
23일 SNE리서치 ‘2024 리튬이온전지 실리콘음극재(Si-Anode) 기술현황 및 전망' 따르면 지난해 6억달러(약 9000억원)였던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2030년 43억달러(5조7000억원), 2035년 66억달러(약 8조7000억원)로 성장한다. 이 기간 사용량도 1만t, 15만7000t, 28만5000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지난해 실리콘 음극재 시장 점유율은 사용량 기준 전체 음극재 시장의 1% 정도였다"며 "하지만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급속충전 성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완성차-배터리 업체의 요구와 맞물리면서 그 경쟁이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 음극재는 음극 소재인 흑연에 실리콘산화물(SiOx), 실리콘탄소복합체(SiC) 등 여러 소재를 첨가해 만든 것으로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배터리 에너지밀도를 4~10배 높일 수 있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충전 시간도 대폭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SNE리서치는 "실리콘 특유의 부풀어 오르는 성질을 잘 통제하고 단가를 낮출 수 있다면 2차전지 성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소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사활
SK·포스코·LG·롯데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급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현재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시생산하고 있다.

SK그룹 내 SK머티리얼즈는 지난 2021년 미국 배터리 소재 기업 그룹14와 합작사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14)을 세웠다. SK머티리얼즈그룹포틴은 지난해 4월 경북 상주에 연산 2000t 규모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준공했으며 오는 2025년 생산량을 1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SK그룹 동박 계열사 SKC도 현재 실리콘 음극재를 시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C는 앞서 지난 2021년 영국 음극재 기술기업 넥시온에 총 8000만달러(약 1066억원)를 투자했다.

포스코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실리콘 음극재 6000t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2022년 인수한 실리콘 음극재 기업 '테라테크노스'(현 포스코실리콘솔루션)에 591억원을 출자했다. 이를 통해 이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경북 포항 영일만산단에 연간 450t 규모 실리콘 음극재 1단계 생산설비를 준공하겠다는 계획이다.

LG그룹 화학계열 LG화학은 현재 실리콘 비중을 100%까지 높인 ‘퓨어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음극재는 실리콘 비중이 5% 내외로 알려졌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7월 프랑스 실리콘 음극재 기업 엔와이어즈와 지분투자계약을 맺었다. 오는 2027년부터 실리콘 음극재 상업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실리콘계 음극재의 수요 확대와 생산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큰 폭의 가격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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