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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찍은 세계 집값? 금리인하 기대 속 '반등세'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6 18:08

수정 2024.02.26 18:08

OECD 37개국 전분기보다 2.1%↑
美 가장 많이 오르고 유럽은 '약세'
韓 안정… "다수 국가 충분히 조정"
높은 금리 때문에 2022년 말~2023년 초에 걸쳐 내려갔던 선진국 주택가격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는 동시에 주택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적어도 시세가 바닥을 찍었다고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자체 분석해 지난해 3·4분기 OECD 37개 회원국의 주택 가격이 전 분기보다 2.1% 올랐다고 전했다. 해당 상승률은 물가를 반영하지 않은 명목 가격 기준이다.

FT는 올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기준 금리를 내린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내려가 주택 수요가 늘어난다고 진단했다. 미국과 영국의 모기지 금리는 이달 들어 소폭 올랐으나 지난해 고점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다.
동시에 OECD 내 매물 부족 현상도 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다.

한국의 주택가격은 명목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2019년 4·4분기 시세를 기준으로 2021년 후반에 15% 이상 뛰었다가 2022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3·4분기 시세는 2019년 4·4분기 대비 약 5% 높은 수준이었다. FT는 한국의 집값이 지난해 중반에 급락했다가 안정되었다고 설명했다.

OECD 회원국 중에서 시세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미국이다. 미국의 명목 주택가격은 탄탄한 경제와 고용 덕분에 지난해 1~11월 사이 5.2% 올랐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시세도 올랐으나 유럽의 주택가격은 아직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의 EU의 명목 주택가격 상승률은 전 분기 대비 0.8%로 연초 하락세를 벗어났으나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마이너스(-)1%를 기록했다. 특히 독일의 주택가격은 경기침체와 부동산 고평가, 대규모 임대시장이 시세에 부담을 주면서 지난해 연간 10.2% 하락해 EU 회원국 중 룩셈부르크에 이어 하락률 2위에 올랐다.

FT는 지난해 세계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 신용평가사 피치는 앞서 미국의 지난해 명목 주택가격이 최대 5% 하락한다고 예상했으나 지금은 6% 상승으로 예상치를 바꿨다. 영국의 주택가격은 최대 7%하락이 예상됐으나 실제 하락률은 2% 수준으로 추정된다. FT는 미국과 호주, 영국 등 일부 국가의 시세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었다고 평가했다.

미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의 실바인 브로이어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주택가격 조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지만 아마도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위샤트 부동산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최근 OECD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국가에서 집값 조정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독일과 덴마크, 스웨덴처럼 주택 임대 시장이 큰 곳에서는 주택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투자자문사 티로우프라이스의 토마시 빌라데크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곳에서 집값이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고 또 많은 곳이 회복 중"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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