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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 플랫폼법, ‘역차별’ 불식 해법 나와야

파이낸셜뉴스
조윤주 정보미디어부 차장
조윤주 정보미디어부 차장

공정거래위원회가 "법 제정이 늦어지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강한 어조로 밀어붙이던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가칭)이 표류 중이다. 플랫폼법은 대형 플랫폼들을 '시장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사전 지정, 이들의 반칙행위를 신속하게 막겠다는 것이 취지다.

그런데 업계의 거센 반발에 여론까지 돌아서자 공정위는 이 법의 원점 재검토를 결정했다. 사실상 법안이 좌초되기 직전인 셈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본다. 공정위가 독점 플랫폼의 권력 남용을 막을 새로운 규제 필요성을 언급한 이상 어떤 형식으로든 입법 카드는 살아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사실 이 법안의 발단인 '소수의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을 독점하면서 발생하는 폐해를 막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유럽과 미국 정부는 독과점에 대한 강한 규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일본과 호주 등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테크가 인공지능(AI) 시장까지 주도하면서 그 파급력을 각 정부들이 우려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대 흐름에 맞춘 이 법안이 왜 우리나라에선 업계는 물론 스타트업, 학계, 소비자단체까지 전방위 반대에 부딪혔을까. 핵심적 이유는 이 법안이 감시나 규제를 받아야 하는 빅테크가 아닌 토종 플랫폼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강한 우려다.

공정위는 시가총액이나 기업 규모, 시장점유율 등을 따져 지배적 사업자를 사전 지정하겠다고 했으나 결국 국내 플래폼 업계로선 성장캡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반면 매출 등 각종 지표를 명확하게 공시하지 않은 데다 싱가포르나 아일랜드 등으로 매출을 우회산정하는 빅테크는 이 법안을 회피할 수단이 다양하다. 여기에 입법 추진 단계임에도 시작된 통상문제 압박까지 뚫고 글로벌 빅테크 규제가 과연 성공할지는 더 미지수다.

이 법안이 국내 플랫폼 '역차별'이 되지 않고 입법 취지에 부합하려면 글로벌 빅테크를 규제할 현실적 방안이 담겨야 한다. 승자가 시장을 독식하는 플랫폼 시장 특성상 이들의 각종 반칙에는 적절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법 방향성에는 공감한다.

다만 제대로 된, 플랫폼 규제를 위한 역차별 우려를 불식할 명확한 해답이 없는 이상 플랫폼법은 '반쪽짜리'로 안 그래도 AI 기술경쟁에서 밀린 국내업계의 성장만 가로막는 '악법'이 될 가능성이 크다.

yjjo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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