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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마지막 '갑옷'일까.. 충남 부여서 칠피갑옷 흔적 확인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7 13:54

수정 2024.02.27 13:54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발굴된 백제시대 칠피갑옷. 문화재청 제공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발굴된 백제시대 칠피갑옷. 문화재청 제공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백제 사비 도읍기(538∼660) 왕궁터로 거론되는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옻칠한 갑옷의 흔적이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측은 "관북리 유적 내 왕궁 시설로 추정되는 건물터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6곳의 구덩이에서 칠피갑옷 조각과 갑옷의 흔적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칠피갑옷은 옻칠한 가죽을 이어 붙여 만든 갑옷을 뜻한다.

백제 역사문화권에서 칠피갑옷이 출토된 것은 지난 2011년 공주 공산성 이후 두 번째다. 공산성 내 저수시설 터에서 가죽에 옻칠을 한 말갑옷(마갑·馬甲) 등이 나온 바 있다.

갑옷 흔적은 왕궁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리라 여겨지는 건물 주변을 조사하던 중 발견됐다.


중심 건물의 주변을 둘러싸도록 만드는 긴 건물인 장랑식 건물로 추정되는 일대를 살펴본 결과, 30m 범위 안에 있는 구덩이에서 갑옷 조각 등이 나왔다.

이 갑옷은 현재 남아있는 조각의 폭이 18.2㎝, 너비는 49.2㎝다.
미늘의 길이는 7.5∼7.8㎝, 너비는 4.2∼4.4㎝로, 미늘을 연결하기 위한 구멍은 0.2∼0.3㎝로 파악됐다.

주변에서는 말 안장 부속품으로 발을 받칠 수 있는 등자가 출토됐고, 인근의 다른 구덩이에서는 말의 아래턱뼈로 추정되는 동물의 유체가 확인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측은 "관북리 유적과 공산성에서 나온 갑옷 모두 발견 당시 주변에 폐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유물과 불에 탄 목탄이 있었는데, 백제 멸망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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