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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는 도쿄 월세, 15평이 200만원 육박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8 08:44

수정 2024.02.28 08:44

도쿄 아파트 월세, 3개월 연속 최고치 경신
실수요층 구매 포기, 임금상승 등 영향
고층 건물이 늘어선 일본 도쿄 도심 모습. 연합뉴스
고층 건물이 늘어선 일본 도쿄 도심 모습.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전국의 아파트 임대료가 지속적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도쿄는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파트 매매 가격도 큰 폭으로 뛰면서 구매를 포기한 실수요층의 임대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도시 인구유입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임금 인상이 확산되면서 세입자의 월세 부담 능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앳홈'에 따르면 1월 도쿄 23구의 아파트 평균 임대료는 패밀리용(50~70㎡)이 전월보다 604엔(0.3%) 높은 22만2416엔(약 197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1만6493엔(8.0%)이 올라 2015년 1월 집계 개시 이후 최고치를 3개월 연속 갱신했다.


삿포로시는 전월대비 1.2% 높은 8만7417엔, 오사카시는 0.9% 높은 14만3225엔, 후쿠오카시는 0.5% 높은 10만6911엔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 13개 구역 중 8개 구역에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아파트 월세 상승의 배경에는 경제 재개에 따른 도시의 인구 유입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원격근무가 증가했고, 주거지를 교외로 옮기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지난해 5월 코로나의 감염증법상의 분류가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같은 '5류'로 지정됐고, 다시 출근을 재개하면서 직장과 가까운 도시의 임대 수요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신축 및 중고 아파트의 급등이 겹친 것도 임대료를 끌어올렸다. 도쿄 23구에서는 해외부동산 투자자와 부유층의 매수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월 도쿄 23구의 신축 아파트 평균 가격은 1억1561만엔으로 전년동기대비 36.7% 급등했다. 도쿄 도심에서는 1억엔을 넘기는 아파트가 흔해졌다.

이와마에 준코 앳홈 랩 데이터 마케팅 부장은 "이제 신축·중고 아파트는 실수요층이 살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구입을 포기한 사람의 임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임대 수요가 강해지면서 월세 시세에 상승 압력이 가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기업을 중심으로 임금 인상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맞벌이 가정의 월세 부담 능력이 높아진 것도 임대료 상승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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