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국호 정확히 불러야" 北 대표팀 감독, 우리 기자 질문에 '발끈'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8 13:29

수정 2024.02.28 13:29

리유일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AP연합
리유일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 AP연합

[파이낸셜뉴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북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한국 기자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여자 축구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한일전을 하루 앞둔 지난 27일, 결전지인 일본 도쿄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북한 대표팀의 리유일 감독은 “북한이라는 국호를 정확하게 불러주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말을 한 이유는 앞서 “이전에 북한 여자 축구의 강점이 무엇이냐”라고 묻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였다.

리 감독은 한국 기자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닙니다. 죄송합니다만”이라고 말을 자르며 “죄송하지만 국가 명칭을 정확하게 말씀해주셔야 합니다. 우리는 북한팀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팀이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 이후 기자회견장에는 정적이 흘렀다. 잠시 말이 없던 한국 기자는 “그럼 호칭하지 않고 질문해도 괜찮을까요?”라고 다시 한번 물었다.

이에 리 감독은 “우리가 대표하는 국가를 빛내고 싶은 마음, 선수로서 가족이나 친지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 축구를 발전시키고 조금이라고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리 감독이 국가명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9월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북 축구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한국 기자가 북측이라고 하자 정정을 요구하며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며 “정정해주지 않으면 답변하지 않겠다”라고 답했다.


당시 북한 선수단 관계자 역시 여자 농구 남북 경기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자신들을 ‘북한’으로 지칭하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DPR 코리아(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다. 노스 코리아(North Korea)라고 부르지 말라. 이름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북한 여자 축구 대표팀은 오는 28일 오후 6시 30분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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