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친문 홍영표·친명 안민석 '컷오프'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8 18:30

수정 2024.02.28 18:30

임종석 "재고 요청"… 설훈은 탈당
커지는 민주당 공천 내홍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후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후 퇴장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친문 좌장'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과 '친명 중진' 안민석 의원의 지역구를 전략공천지로 의결하면서, 두 의원이 '현역 컷오프' 위기에 놓였다.

40여년 당을 지킨 '동교동계' 설훈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날선 비판을 던지며 탈당했고, 전날 컷오프 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당 지도부에 재고를 요청하는 등 당내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 대표는 "변화에는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5명의 현역 의원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을 전략공천지로 지정해 줄 것을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 요청했다.
이에 △홍영표 의원(4선)의 인천 부평을 △안민석 의원(5선)의 경기 오산 △이장섭 의원(초선)의 충북 청주 서원구 △변재일 의원(5선)의 충북 청주 청원구 △기동민 의원의 서울 성북을 △현역 의원이 없는 경기 용인갑이 전략공천지가 됐다.

임 위원장은 기 의원은 금품수수 의혹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컷오프를 확정했으며, 기 의원을 제외한 4명은 전략공관위에서 전략 경선을 실시할 수 있다고 '부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새로운 후보가 전략공천 되거나 제한 경선을 치르게 돼 사실상 컷오프 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의 컷오프는 '올드보이 청산'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비명 죽이기' 흐름 속에서 친명계인 안 의원이 희생양이 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안 의원은 "친명이라는 이유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며 반발, 경선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공천 파동에 따른 추가 탈당도 이어지는 등 공천 내홍이 지속되고 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인 설훈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을 선언했다. 특히 설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 사실을 밝히며 공천 과정에 이 대표가 개입하는 등 사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 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전날 컷오프 된 친문계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이날 국회를 찾아 "왜 이렇게까지 하는 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며 서울 중·성동갑에 대한 전략공천지 의결을 재고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내 공천 상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친문계와 친명계간 갈등에 대해 "변화해야 새로운 시대를 만들 수 있다"면서 "우리는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이고 국민들의 기대치에 맞게 단합해서 이번 선거의 의미를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임 전 비서실장과 홍영표 의원이 당의 최종 결정에 따라 거취를 정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날린 만큼 추가적인 연쇄 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실제 탈당할 경우 이 대표의 언급과는 달리 공천 내홍에 쓴소리를 하며 당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고민정 전 최고위원에 이어 당내 친문계의 집단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여전사 3인방'으로 불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언주 전 의원에 대한 공천도 계파 갈등의 뇌관으로 꼽히는 만큼 '심리적 분당'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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