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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든 애플, 대비되는 화웨이의 전기차 실적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9 11:48

수정 2024.02.29 11:48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 속속 전기차 사업 진입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토(AITO) 브랜드의 전기자동차. 21회 광저우 국제차량전시회에서 선보였다. 신화 연합뉴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토(AITO) 브랜드의 전기자동차. 21회 광저우 국제차량전시회에서 선보였다. 신화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애플의 '애플카 프로젝트' 포기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의 통신전자업체들의 자율주행 전기자동차(EV) 분야 약진과 선명한 대조를 드러냈다.

애플은 지난 10년 동안 공들여 온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의 개발을 중단했다. CNBC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27일(현지시간) 애플이 '스페셜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전기차 개발팀의 업무를 중단하고, 이 사실을 구성원들에게 알렸다고 전했다. "애플카 프로젝트에 고용된 수천 명의 직원들은 사내 인공지능(AI) 부서 등으로 이동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CNBC 등은 애플의 핵심 사업인 전자제품·온라인 서비스와 애플카 프로젝트가 전혀 맞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전혀 맞지 않는다는 프로젝트를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자체 기술력으로 척척해 해결해 내며 눈부신 실적을쌓아가고 있다. 도로 아미타불이 돼 버린 '애플의 10년 공부'와 대조된다. 화웨이, 샤오미 등의 약진은 세계 시장을 석권할 기세인 중국 EV 분야의 성취와 위세를 상징한다.

화웨이와 자동차 중견제조업체 세레스 그룹이 함께 개발한 신형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 M7의 성공은 대표적이다. 양사가 함께 개발한 중대형 다목적 스포츠차(SUV) M7의 가격은 약 25만 위안(약 4631만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 차(PHV)로, 지난해 9월에 선보였다.

M7의 판매 대수는 올 1월에만 3만 대에 육박하는 2만 9998대로 누계 수주 대수는 14만 대를 넘었다. M7의 1월 판매 대수는 테슬라의 EV 모델 Y(4만대), 비야디(BYD)의 EV 하이오(3만 6000대) 등을 추격 중이다.

한번 만 주차장에 들어가도 시스템이 지형을 기억해 두 번째 운전부터는 인공지능(AI)이 주차를 돕는다. 고속도로나 일반 도로에서 운전을 지원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무선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OTA에 의해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무제한 이뤄진다. 차량에서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는 통신 사업과 스마트폰 개발로 세계적인 기업인 화웨이의 기술력이 활용됐다.

이 덕에 세레스는 중국 증시의 침체 속에서도 시가총액이 2022년 말 대비 70%가 뛰어오른 1066억위안(약19조7476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부문에서 세레스의 시가총액은 BYD, 리샹 자동차, 상하이 자동차, 창청 자동차 등에 이은 6위가 됐다.

2021년까지 세레스의 신에네지차 판매는 연간 4만 대에 불과했다. AITO를 위해 화웨이는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차량 디자인과 판매망 구축에도 관여했다. 화웨이 스마트폰 매장에도 AITO 차량이 전시돼 있다. M7는 화웨이의 지명도와 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소비자의 신뢰 속에서 판매가 궤도에 올랐다.

샤오미도 뒤질세라 지난해 12월 28일 레이쥔 회장이 기술전시회를 열고 첫 양산 전기자동차인 샤오미 SU7를 선보였다. 고성능 세단으로 BMW 5시리즈를 벤치마킹했다. 경기 침체 속에 고사양 세단이어서 가격을 정하지 않고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샤오미 SU7 최소 30만 위안~40만 위안대(5556만원~800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레이쥔 회장은 12월말의 기술전시회에서 샤오미가 포르쉐와 테슬라에 버금가는 자동차 산업의 새 시대를 여는 꿈의 차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샤오미는 자체 개발한 전기 슈퍼모터, 일체형 배터리 기술 등을 기반으로 새 EV를 만들었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동안 샤오미는 EV생산을 위해 자동차 연구 개발에 100억 위안(1조 8518억원) 이상 투자했다.
배터리 재료에서 각종 부품 등에까지 국내산 소재와 기술로 EV 완성차를 만들어낼 수 있는 완비된 중국 내 생태계가 화웨이의 약진과 애플의 포기 속에서 더 돋보이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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