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DLF 중징계’ 족쇄풀렸다… 2심 승소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29 18:12

수정 2024.02.29 18:30

서울고법 "문책경고 처분 과도"
당국 2주 내 상고 없으면 확정
경징계로 수위낮출땐 연임가능
하나금융 "내부통제 강화 노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문책경고' 처분이 과도하다는 2심 법원 판결이 나왔다. 함 회장 등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중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서 법원이 함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징계가 금감원장의 전결사항이라는 점, 금융당국이 2주 내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을 경우 2심 판결이 확정된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금감원장이 중징계인 문책경고가 아닌 경징계로 수위를 낮출 경우 함 회장의 연임이 가능해진다.

■2심 법원 "DLF 중징계 처분 과도"

2월 29일 하나금융그룹은 함영주 회장이 DLF 사태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것과 관련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2심 판결에 대한 입장문에서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면서 "이번 사건을 손님들의 입장을 한번 더 생각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하나금융은 이어 "향후 그룹 내부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손님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보호에 부족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고법 행정9-3부(조찬영 김무신 김승주 부장판사)는 "함 회장에 대한 문책경고 처분을 취소한다"라고 판결했다. 함 회장이 지위와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봤던 1심과 달리 징계 처분 사유 중 통제의무 일부만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함 회장의 경우 1심과 달리 일부 징계 사유만 합당하다고 인정했고, 이에 따라 피고는 기존 징계를 취소하고 새로운 징계 수준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는 기존 징계보다는 낮은 수위의 처분이 합당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개인에게 부과했던 '문책경고'를 번복할 수 있다.

■금융당국 상고 여부가 관건

다만 하나은행에 대해서는 당국의 제재처분이 합당하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 판단이다. 하나은행의 검사방해 행위를 전부 인정하지 않았던 1심 법원과 달리 하나은행의 불완전판매 자체 점검자료 삭제, 금융사고 미보고 등에 대해 금감원의 검사 업무에 지장을 줬다고 본 것이다.

향후 관건은 금융당국이 상고할지 여부다. 판결문 정본을 송달받은 지 2주 안에 상고를 결정하지 않으면 항소심 판결이 확정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심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 "판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상고 여부 등 향후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2018년 7월부터 2019년 5월까지 하나은행 일부 지점에서 DLF 상품 안내 의무를 소홀히 하는 등 불완전 판매가 있었다고 봤다.

금융위는 하나은행에 지난 2020년 3월 사모집합투자증권 투자중개업 신규업무 6개월 정지와 과태료 167억여원을 부과했다. 금감원은 원장 전결로 함 회장에게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내렸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0년 6월 금융위를 상대로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함 회장 개인도 금감원장을 상대로 문책경고 취소 소송을 걸었다. 1심은 처분 사유(징계 사유) 중 DLF 불완전 판매 등은 모두 인정했다.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도 일부 인정했다.


한편 DLF 불완전 판매 의혹을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전 회장도 문책경고를 받았다. 손 전 회장도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우리은행 측이 법정사항이 포함된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했다며 손 회장의 징계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서민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