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현실 육아에 '둘째는 없다'..둘째 이상 출생아 수 10만선 붕괴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3 11:21

수정 2024.03.03 11:21

작년 태어난 둘째 7만4000명 그쳐
첫째보다 둘째 이상 감소세 가팔라
육아 경험자의 결정..세분화된 대책 필요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둘째 이상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 10만명을 밑 돌았다. 자녀를 한 명만 낳고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는 의미다.

둘째 이상 출생아 수 감소는 출산과 육아를 경험한 부모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마음을 돌릴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첫째아는 13만8300명으로 전년보다 6700명(4.6%) 줄었다. 둘째아와 셋째아는 각각 9500명(11.4%), 2900명(14.5%) 감소한 7만4400명, 1만7300명이었다.

둘째·셋째아가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첫째아 비중은 전년보다 1.9%포인트 상승한 60.1%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5만3656명을 기록한 둘째 이상 출생아는 5년 만에 40.0% 급감했다. 같은 기간 첫째아 감소 폭(20.0%)의 두배를 웃도는 속도다. 20여년 전만 해도 둘째아 이상 출생아 수는 첫째아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2000년 33만6000명이었던 둘째 이상 출생아 수는 2004년 처음으로 첫째아 수에 추월당했고 격차는 매년 더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첫째와 둘째 이상 출생아 수 격차는 4만6600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약 2만2000명에서 5년 만에 두배 넘게 커지는 등 최근 증가세가 가파르다.

자녀를 2명 이상 낳지 않는 배경에는 높아진 출산 연령과 녹록지 않은 현실 육아 등이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둘째 이상 출생아 수 감소는 출산·육아를 경험한 부모의 '저출산' 현상이라는 점에서 첫째아 감소세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첫째아와 달리 혼인율 등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출산·육아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현실 육아'를 경험한 뒤 출산을 포기하는 현상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어서다.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쉽지 않고, 부모 중 한 명이 육아에만 전념하기에는 경제적 부담이 큰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출산 연령이 상승하는 점은 둘째 이상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이유다.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6세로 전년보다 0.1세 올랐다. 35세 이상 산모 비중은 전년보다 0.6%포인트(p) 상승한 36.3%를 기록했다.

첫째아 출산 연령은 33.0세로 전년보다 0.1세 늘었다. 둘째아와 셋째아 출산 연령도 전년보다 각각 0.2·0.1세 늘어난 34.4세, 35.6세로 집계됐다.

여성 연령별 출생아 수도 전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20대 후반(25~29세) 산모의 출생아 수는 4900명 줄었고, 30대 초반(30~34세)은 8199명, 30대 후반(35~39세)은 5300명 줄었다.


박진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첫째 출생아 수 감소가 결혼 건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 둘째 이상은 고된 육아 경험이 더해진 결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