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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수출 호조세 유지위해 '시장.품목' 다변화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3 19:10

수정 2024.03.03 19:10

2월 수출액 전달보다 4.8% 늘어
복합위기 대비 선제적 체질개선
2월 수출액이 지난 해 같은 달보다 4.8% 늘었다. 지난 13일 오후 부산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2월 수출액이 지난 해 같은 달보다 4.8% 늘었다. 지난 13일 오후 부산항 모습. /사진=연합뉴스
연초부터 해외수출 성과에 청신호가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2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8% 늘었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 플러스 반전 뒤 5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난해 상반기 저조한 수출실적을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첫 출발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세가 하반기까지 쭉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

2월 수출을 견인한 긍정적 요인들은 대략 3가지다. 문제는 이런 수출견인 효과들이 언제든 악재로 돌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2월 수출견인의 일등공신은 반도체 수출이다. 2월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무려 66.7% 늘었다. 반도체가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효과는 엄청나다. 다만 글로벌 반도체 강국들이 자국 이기주의에 기대어 반도체산업 육성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강국 지위를 언제까지 유지할지 장담할 수 없다.

2월 수출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성과는 대미 수출 증가다. 2월 대미 수출은 9% 증가해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목할 점은 대미 수출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2월에도 대중 수출액을 추월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미국은 2003년 6월 이후 20여년 만에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 된 바 있다. 중국에 편향됐던 수출시장이 미국으로 전환되는 국면을 맞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미국시장 확대를 마냥 기뻐할 순 없다. 시장이 커질수록 미국 정부의 텃세도 심해질 것이란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미 미국의 수입규제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은 자국 이기주의를 앞세워 관세 부과 등 보호주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2월 대중 무역수지가 2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2022년 9월 이후 이어진 적자 터널을 벗어나 17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러나 세부 내역을 들여다보면 반도체 수출 증가가 대중 무역적자의 고리를 끊은 원인임을 알 수 있다. 반도체 수출이 줄면 언제든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수출환경이 좋을 때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사실 하반기 기대요인은 금리인하 가능성 외에 딱히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여유가 있을 때 취약한 수출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 한국은 2022년 기준으로 3대 수출국 비중이 47.8%, 5대 수출품목 비중이 43.5%에 달한다. 특정 국가로 수출시장이 과도하게 몰려 있으며, 수출품목도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핵심제품 위주로 쏠려 있다.
특정 국가의 수출규제가 강화되거나 한두 개 수출품목의 경쟁력에 문제가 생기면 국가 전체 무역수지가 흔들리는 취약한 구조라는 말이다.

이에 최소한 '상고하저'라는 수출전망을 달성하려면 상반기에 우리나라 수출환경을 강도 높게 개선해야 한다.
2월 수출 현황에서 알 수 있듯 편중된 수출시장 확대와 수출품목 다변화로 수출경쟁력을 강화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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