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OPEC+, 2분기까지 감산 연장...유가 방향 불분명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4 10:48

수정 2024.03.04 12:11

사우디-러시아 포함한 OPEC+ 회원국들, 2분기까지 감산 연장 선언
유가 부양위해 어쩔 수 없어...예상된 결과
WTI 시세 3개월 만에 최고치. 향후 시세는 中 수요에 달려
2007년 11월 11일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촬영된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석유 저장소.로이터뉴스1
2007년 11월 11일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에서 촬영된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석유 저장소.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중동과 러시아가 유가 부양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자발적인 석유 감산을 올해 2·4분기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며 유가가 소폭 오르겠지만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상승세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실질적인 맹주 역할을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3일(현지시간) 국영 방송을 통해 원유 감산 연장을 알렸다. 사우디 정부는 현재 감산 규모가 일평균 100만배럴 수준이라며 올해 2·4분기까지 감산을 연장하여 6월 말까지 일평균 약 9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같은날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바크 부총리도 올해 2·4분기 말까지 일평균 47만1000배럴의 원유 생산을 줄인다고 밝혔다. 이날 쿠웨이트, 알제리, 오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포함한 다른 OPEC플러스(+) 회원국들도 2·4분기까지 감산 유지를 선언했다.


OPEC+는 지난해 기준 세계 2위 산유국인 사우디를 포함한 12개 OPEC 회원국과 세계 3위 산유국 러시아를 포함한 10개 비(非)OPEC 산유국이 참여하는 국제 모임이다. OPEC+는 2022년 10월부터 유가 부양을 위해 감산에 나섰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경제난 해결을 위해 증산을 요구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앙골라가 OPEC에서 탈퇴하기도 했다.

이에 사우디와 러시아는 다른 회원국에게 강요하지 않겠다며 이른바 ‘자발적 감산’을 시작했으며 일부 회원국은 이에 동참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7월부터 OPEC+의 결정과 별개로 일평균 100만배럴 감산을 시작했고 이번 결정으로 올해 상반기 내내 감산을 유지하게 됐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해 11월 회의에서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일평균 100만배럴)을 포함해 올해 1·4분기까지 일평균 220만배럴을 감산한다고 합의했다.

현재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와 러시아 모두 돈이 급한 상황이라 원유 생산을 줄여 유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우디는 각종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쓸 돈이 부족하다. 또한 중국의 정유소들이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시기라는 점도 이번 감산 조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졌다. 미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지아코모 로메오 애널리스트는 3일 OPEC+ 회원국의 감산 연장 선언에 “생산량 회복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OPEC+ 회원국들은 오는 6월 회의에서 올해 생산량 방향을 결정한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3일 장중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약 84달러에 거래되면서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모건스탠리 은행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미국의 석유 생산량 전망치를 낮추는 동시에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75~80달러에서 80~85달러로 상향했다.

시장에서는 유가 방향이 불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 석유를 빨아들이는 중국의 석유 수요가 경기 침체 때문에 시원치 않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증가량이 일평균 120만배럴로 지난해 증가량의 절반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OPEC은 올해 세계 수요가 일평균 220만배럴 늘어난다고 예상했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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