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재활용 쉬운 열경화 플라스틱을 만들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4 13:28

수정 2024.03.04 13:28

화학연구원, 새로운 열경화 플라스틱 개발
특정용매에 담가 녹인 뒤 재활용 가능해져
리튬이온 염 첨가하면 배터리 소재로 활용
한국화학연구원 김진철·정지은·유지홍 박사팀이 개발한 열경화성 고분자 필름을 재활용하기 위해 특정 저독성 용매에 담가 녹이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김진철·정지은·유지홍 박사팀이 개발한 열경화성 고분자 필름을 재활용하기 위해 특정 저독성 용매에 담가 녹이고 있다. 화학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화학연구원 김진철·정지은·유지홍 박사팀이 재활용 가능한 열경화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휴대폰, 건축자재, 자동차 등에 쓰이는 열경화 플라스틱은 한번 모양을 만들면 형태를 바꾸기 어려워 소각하거나 매립해 처리했다.

4일 화학연구원에 따르면, 새로 개발한 열경화 플라스틱은 저독성 용매에 녹여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히 이 플라스틱에 리튬이온 염을 첨가하면 이온전도성 특성을 띄어 배터리나 연료전지의 고체전해질로 활용할 수 있다.


김진철 박사는 "향후 열경화성 플라스틱의 폐기물 저감에 더욱 기여할 것"이라며 "추가 개발을 통해 향후 5년 이내 실용화가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리포산'과 '폴리에틸렌이민'을 활용한 열경화성 폴리우레탄 합성에 성공했다.

열경화성 고분자 네트워크에 열, 빛 등의 자극을 주면 결합이 깨지거나 주변의 다른 결합과 교환될 수 있는 화학 결합 방식인 '동적 공유결합' 구조를 도입했다. 이 플라스틱은 인체유해성이 적은 용매 '디메틸설폭사이드'로 추가적인 원재료 소모없이 재성형, 재활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60℃의 디메틸설폭사이드에 완전히 녹는 모습을 확인했다.

리포산은 자연 원료에서 얻어지는 재생 가능한 원료다. 자외선을 쪼여주면 리포산의 고리 형태가 열리며, 열경화 플라스틱과 같은 단단한 고분자를 형성할 수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김진철·정지은·유지홍 박사팀이 개발한 열경화성 플라스틱을 녹인 뒤 다시 고분자 필름으로 만들었다. 화학연구원 제공
한국화학연구원 김진철·정지은·유지홍 박사팀이 개발한 열경화성 플라스틱을 녹인 뒤 다시 고분자 필름으로 만들었다. 화학연구원 제공
특히, 이번에 개발한 열경화 폴리우레탄 내의 리포산은 특정 친환경 용매로 인해 인접한 폴리에틸렌이민의 자가촉매 반응으로 다시 고리 형태로 되돌아간다. 즉 가교 구조가 해체돼 용매에 녹게 되는 것이다.

이후 단량체 상태의 용액에 자외선을 조사하면 고분자 중합이 다시 일어나며 기존의 고분자 대비 물성 차이가 없는 고분자 필름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고리 형태의 리포산 구조는 다시 자외선을 쪼여주면 단량체로 돌아가 고분자를 형성할 수 있으므로 손쉽게 재활용 공정을 반복할 수 있다.

또한, 이 플라스틱에 리튬이온 염을 첨가하면 이온전도성 특성이 나타나, 배터리, 연료전지 등 차세대 에너지 소자용 고체전해질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재활용이 가능한 고체전해질 관련 연구와 비교해 가장 높은 이온전도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를 분해해 리튬화합물을 다시 회수 가능하여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열경화 플라스틱을 녹이기 위해서는 강하고 독하며 인체에 해로운 유기용매 및 유기 주석 화합물 기반 촉매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는 재활용 공정 중 2차 환경 오염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한 녹인 열경화 플라스틱을 다시 제품화하여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공정상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제거하고 반응에 필요한 단량체들을 추가로 첨가해야 하므로 추가적인 공정 및 원재료 소모가 수반된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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