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헤일리, 경선에서 트럼프에게 첫 승리...판세는 그대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4 15:40

수정 2024.03.04 15:40

좌파 성향 강한 워싱턴DC 경선에서 중도 표방한 헤일리 승리
공화당 경선 시작 이후 처음으로 트럼프 꺾어
5일 '슈퍼 화요일' 거치면 트럼프 경선 승리 확정될 듯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3일(현지시간) 미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3일(현지시간) 미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월 시작된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연패를 거듭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3일(현지시간) 경선 이후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었다. 다만 이변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는 트럼프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CN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 워싱턴DC에서는 지난 1일부터 3일 오후 7시까지 공화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가 열렸다. 투표 결과 헤일리는 1274표(62.8%)를 받아 1위를 차지했으며 트럼프는 676표(33.3%)로 2위에 그쳤다.
워싱턴DC에 배정된 공화당 대의원은 19명이며 헤일리의 누적 대의원 숫자는 이번 승리 덕분에 43명으로 늘었다.

헤일리 선거 캠프의 올리비아 페레즈 쿠바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워싱턴DC의 기능 장애를 가장 가까이에서 겪는 공화당원들이 트럼프와 그의 모든 혼란을 거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고 밝혔다.

헤일리는 지난 1월 공화당 지역 경선 시작 이후 단 한 번도 트럼프에게 이기지 못했다. 현지 매체들은 워싱턴DC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및 좌파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워싱턴DC에서 92%의 표를 받았다. 워싱턴DC의 인구는 약 70만명이지만 지난 1월 31일 기준으로 등록된 공화당원은 약 2만2000명이며 이번 프라이머리에 참여한 유권자는 2030명에 불과했다. CNN은 워싱턴DC를 두고 중도 우파를 지향하는 헤일리가 그나마 극우로 기우는 트럼프에게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성명을 내고 "미국 전역에서 철저하게 거부된 헤일리는 실패한 현상 유지를 보호하려는 로비스트와 DC 내부자들에 의해 적폐의 여왕으로 등극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는 바이든의 실패에 파괴되고 DC 내부자들에 의해 실망한 모든 미국인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비록 헤일리가 트럼프를 처음 꺾었지만 경선 승리는 트럼프에게 돌아간다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이미 9곳에서 진행된 경선에서 승리하여 누적 244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공화당은 간접 선거로 대선 후보를 선출하며 지역 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한다고 서약한 대의원을 많이 확보한 후보가 승리한다. 총 2429명이 대의원이 오는 7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투표를 한다. 전당대회 이전에 대의원 과반(1215명)을 확보하면 사실상 투표 전에 후보가 확정되는 셈이다. 이달 5일 '슈퍼 화요일'에는 15개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려 854명의 대의원이 정해진다.

트럼프 캠프는 이달 12일이면 경선이 끝난다고 본다. 미 경제지 포브스가 지난달 20일 보도한 트럼프 캠프 내부 문서를 살펴보면 캠프 측은 슈퍼 화요일에 826명의 대의원을 확보한다고 예상했다.
이달 12일에는 조지아주를 비롯한 4개주에서 161명의 대의원 자리가 걸린 경선이 동시에 열린다. 트럼프 캠프는 12일에 152명을 추가 확보하여 누적 대의원 1223명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트럼프는 12일까지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19일에 5개주 동시 경선이 열리는 만큼 적어도 19일까지는 경선을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