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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엑시노스 모뎀 5400'공개... 5G 모뎀칩 시장 퀄컴 맹추격 예고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4 05:00

수정 2024.03.04 18:00

업계 최초 초당 11.2Gb 전송
엑시노스 모뎀 칩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엑시노스 모뎀 칩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5세대(G) 스마트폰에 필수 탑재되는 모뎀 칩 '엑시노스 모뎀 5400'의 세부 사양을 공개했다. 성능을 개선해 업계 최고의 전송 속도를 앞세워 급속도로 성장하는 5G 모뎀 칩 시장에서 퀄컴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구상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에 차세대 5G 모뎀 신제품 엑시노스 모뎀 5400 사양을 처음 공개했다.

이 제품은 최대 채널 대역폭 100MHz인 5G 표준 규격 FR1 주파수 대역 만을 사용해, 최대 초당 11.2기가비트(Gb)의 데이터 전송 속도를 업계 최초로 달성했다. 이를 통해 총 380MHz의 대역폭을 제공한다. 이 제품은 노키아 기지국 장비의 상호운용성 테스트도 통과했다.
모뎀 칩은 휴대폰의 음성, 데이터 정보를 신호로 변환하거나 외부의 신호를 음성과 데이터로 바꾼다. 모뎀 칩 성능에 따라 통신 품질이 좌우된다.

통상 주파수 대역이 높을수록 데이터 전송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는 채널 대역폭이 커진다. 이에 5G 초기에는 FR2(최대 채널 대역폭 400MHz)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전송 매체를 통해 전파됨에 따라 전송된 신호가 점차 약해지는 '신호 감쇠' 현상이 발생하는 게 문제였다. 주파수 대역폭이 높아질수록 신호 감쇠가 더욱 심해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5G 통신 신호 감쇠로 인해 발생하는 커버리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R1 만을 사용한 엑시노스 모뎀 5400을 개발했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애플도 개발에 어려움을 겪을 만큼 5G 모뎀 칩은 개발 난이도가 높다. 현재 글로벌 5G 모뎀 칩 시장은 퀄컴·삼성전자·미디어텍 등 3곳이 시장 점유율을 나눠갖고 있다. 1위 퀄컴이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미디어텍이 추격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모뎀 5400을 앞세워 퀄컴과의 격차를 좁힌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세계 최초로 5G 멀티모드를 지원하는 '엑시노스 모뎀 5100'을 선보인 이후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5G 이동통신으로 모바일 기기와 인공위성을 연결하는 '비지상 네트워크' 표준기술도 개발했다. 이를 전작인 '엑시노스 모뎀 5300'에 적용하는 등 5G 기술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5G 스마트폰 보급에 발맞춰 5G 모뎀 칩의 사용처는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2023년 4·4분기 기준 5G 스마트폰의 전세계 누적 출하량은 20억대를 돌파했다.
동남아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5G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향후 5G 모뎀의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5G 모뎀 시장 규모는 2021년 8억4300만달러에서 2031년 108억달러로 10년간 1185.7%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 5400 모뎀 탑재 시 종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5G 통신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삼성전자가 5·6G 등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시장 영향력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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