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5개월 만에 완전체 된 대법원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4 18:12

수정 2024.03.04 18:12

'보수·중도' 엄상필·신숙희 합류
전원합의체 친노동 흐름 바뀔듯
5개월 만에 완전체 된 대법원
엄상필(맨위)·신숙희 신임 대법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엄상필(맨위)·신숙희 신임 대법관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엄상필(55·23기)·신숙희(54·사법연수원 25기) 대법관이 합류하면서 진보 성향이 우세했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구성에 변화가 오게 됐다. 지난해 여러 차례 '친노동' 성향 판결이 나왔던 전원합의체 판결에도 일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 오른쪽 빠짐없이 보겠다", "작은 목소리 놓치지 않겠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엄상필·신숙희 대법관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엄 대법관은 "우리가 발 딛고 선 땅을 엎드려 살피고, 고개를 높이 들어 어디로 가야 할지 멀리 바라보겠다"면서 "왼쪽과 오른쪽을 빠짐없이 둘러보고, 뒤돌아서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세심하게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엄 대법관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고법 형사재판부를 역임했으며 해박한 법률 지식과 출중한 재판 실무 능력을 갖춘 정통 법관으로 꼽힌다. 신 대법관은 "여전히 사회적 편견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대법관으로서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대법관은 여성 첫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법원 내 젠더법 연구회 회장, 한국젠더법학회 회장을 지내는 등 젠더법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전원합의체, 중도·보수로 무게중심 옮겨

두 신임 대법관이 합류하면서 진보 계열 비중이 높았던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변화가 생겼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을 포함해 13명으로 구성되며,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된다. 대법관 전원 3분의 2 이상 출석과 출석인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판결이 확정된다. 이 가운데 보수·중도 성향으로 평가되는 대법관은 엄·신 대법관과 함께 조희대 대법원장, 윤석열 정부 이후 임명된 오석준·서경환·권영준 대법관, 이동원·노태악 대법관 등 8명이다. 김선수·노정희·김상환·이흥구·천대엽 대법관은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의 판결을 내려왔다. 지난 정부 시절인 김명수 대법원장 전원합의체의 경우 진보 성향이 대법관이 최대 7명까지 늘었다.
그러나 윤 정부 들어서는 '중도·보수'가 8명으로 인원수 면에서 '진보' 5명보다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 됐다.

다만 아직 올해 퇴임할 대법관이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화'가 더 강화될지, '균형'을 유지하는 형태가 될지 예단하기 이르다.
만약 8월 1일 동시에 물러나는 김선수·노정희·이동희 대법관과 12월 27일 임기가 끝나는 김상환 대법관(법원행정처장) 후임으로 '중도·보수'가 모두 임명될 경우 '진보' 성향은 2명만 남게 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