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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수도 워싱턴서 첫 승리...'트럼프 대세론'엔 영향없을듯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4 18:14

수정 2024.03.04 18:14

헤일리 63%·트럼프 33% 득표
"전통적 민주당 우세 지역" 평가
'슈퍼화요일' 15개주 경선 주목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3일(현지시간) 미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3일(현지시간) 미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연설하고 있다.AP뉴시스
지난 1월 시작된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연패를 거듭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사진)가 3일(현지시간) 경선 이후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었다. 다만 이변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는 트럼프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헤일리 첫승, 그래도 대세는 트럼프

CNN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 워싱턴DC에서는 지난 1일부터 3일 오후 7시까지 공화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가 열렸다. 투표 결과 헤일리는 1274표(62.8%)를 받아 1위를 차지했으며 트럼프는 676표(33.3%)로 2위에 그쳤다.
워싱턴DC에 배정된 공화당 대의원은 19명이며 헤일리의 누적 대의원 숫자는 이번 승리 덕분에 43명으로 늘었다.

헤일리는 지난 1월 공화당 지역 경선 시작 이후 단 한 번도 트럼프에게 이기지 못했다. 현지 매체들은 워싱턴DC가 전통적으로 민주당 및 좌파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워싱턴DC에서 92%의 표를 받았다.

워싱턴DC의 인구는 약 70만명이지만 지난 1월 31일 기준으로 등록된 공화당원은 약 2만2000명이며 이번 프라이머리에 참여한 유권자는 2030명에 불과했다. CNN은 워싱턴DC를 두고 중도 우파를 지향하는 헤일리가 그나마 극우로 기우는 트럼프에게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라고 진단했다.

현지에서는 비록 헤일리가 트럼프를 처음 꺾었지만 경선 승리는 트럼프에게 돌아간다고 내다봤다. 트럼프는 이미 9곳에서 진행된 경선에서 승리하여 누적 244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공화당은 간접 선거로 대선 후보를 선출하며 지역 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한다고 서약한 대의원을 많이 확보한 후보가 승리한다. 총 2429명이 대의원이 오는 7월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투표를 한다.

전당대회 이전에 대의원 과반(1215명)을 확보하면 사실상 투표 전에 후보가 확정되는 셈이다. 이달 5일 '슈퍼 화요일'에는 15개주에서 동시에 경선이 열려 854명의 대의원이 정해진다. 트럼프 캠프는 오는 12일까지 누적 대의원 1223명을 확보, 경선을 끝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또 12일까지 목표를 이루지 못해도 19일에 5개주 동시 경선이 열리는 만큼 적어도 19일까지는 경선을 마무리 지을 전망이다.

■경기회복에도 바이든 지지율 그대로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월 21~28일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바이든의 대통령 집권 2년동안 경제와 개인 재정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미국 유권자들이 크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경제가 좋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12월 조사에 비해 10%p 상승한 31%, 개인 재정 사정이 좋아졌다는 응답도 9% 오른 43%로 집계됐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대처를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0%에서 37%로, 경제 전반에 대한 평가도 36%에서 40%로 높아졌다.

저널은 여러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있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조금 높이는데 그치고 있다면서 이는 유권자들이 이민을 주요 문제로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응답자의 20%가 11월 대선의 가장 큰 문제로 이민을 꼽아, 14%인 경제를 추월하는 보기 드문 일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안보 정책에 대해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5%로 지난 2년 중 가장 높았으며 또 71%는 이민과 국경 보안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대한 미국의 대응에 대해서도 60%가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후보간 가상 맞대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로 바이든 대통령 보다 2%p 앞섰다.
지난 12월 조사 당시 격차 4%p 보다는 좁아졌지만 73%가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이 고령이라고 응답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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