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지속되는 의대생 단체행동…'3401명' 증원신청에 교수들도 사직·삭발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5 11:50

수정 2024.03.05 13:14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의과대학의 모습.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대생들의 단체행동이 지속되고 있다. 전국 40개 의대가 정부에게 상당 규모의 증원 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의대 교수들까지 사직서를 내고 삭발투쟁에 나서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5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절차를 지켜 유효한 휴학계를 제출한 인원은 5401명이다. 이는 전체 의대 재학생수(1만8793명)의 28.7% 수준이다.

다만 실제 제출된 휴학계는 1만4000건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절차를 지키지 않은 휴학 신청은 집계하지 않기로 하면서 상당수의 휴학 신청은 포함되지 않았다.


절차 충족을 감안하지 않은 휴학 신청자는 지난달 28일까지 총 1만3698명이었다. 교육부는 휴학 신청 시 지도 교수와 학부모 서명 등을 받도록 하고, 이를 충족하더라도 동맹 휴학은 휴학 사유가 안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동맹휴학을 사유로 승인한 휴학은 한 건도 없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전날 하루동안 접수된 유효 휴학신청은 9개교에서 14명 있었다. 수업거부가 확인된 곳은 8개교다. 조선대의 경우 전날 개강했으나 학생들은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 의대는 오는 6일까지 개강을 미룬 상태다. 이외에 중앙대, 충남대, 건양대 등 의대도 개강을 연기했다.

교육부는 "의대 현안 대책팀을 통해 대학이 학생의 학업 복귀를 독려하는 등 대학에 정상적인 학사관리를 지속적으로 협조 요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5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의대 교수들이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전 강원 춘천시 강원대학교 의과대학 앞에서 의대 교수들이 대학 측의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삭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40개 의대가 전날 마감된 정부 수요조사에 상당 규모의 증원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대 교수들까지 저항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밝힌 의대들의 증원 신청 인원은 3401명에 달한다. 이는 정부 목표치인 2000명을 크게 넘어선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소재 대학 8교 365명, 경기·인천 소재 대학 5교 565명, 그 외 비수도권 대학 27교 2471명 증원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강원대 의대 교수들은 해당 대학의 의대 정원 신청해 반발해 삭발 투쟁을 진행했다. 현재 정원이 49명인 강원대는 140명으로 증원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준 강원대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삭발을 도우며 "지난주 진행한 교수 회의에서 77%가 의대 증원 신청을 거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는데도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지난 11월 진행한 수요조사 때보다 더 많은 인원을 교육부에 신청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성원들의 뜻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대학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삭발식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배대환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날 SNS를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배 교수는 "다른 길을 찾도록 하겠다. 면허를 정지한다는 보건복지부 발표와 현 정원의 5.1배를 적어낸 모교 총장 의견을 듣자니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우성 경북대 의대 이식혈관외과 교수도 전날 SNS에 "뒤에 숨어서 '반대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어떻게든 잘 해결되길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고 있는 모습이 부끄럽다. 외과 교수직을 그만두겠다"고 적었다.


서울아산병원·강릉아산병원·울산대 의대 교수들은 지난 3일 성명을 내 "정부의 사법처리가 현실화되면 스승으로서 제자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김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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