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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가 사랑했던 '애구라', 애물단지로 전락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3.05 16:15

수정 2024.03.05 16:15


애플(왼쪽부터), 구글, 테슬라 로고
애플(왼쪽부터), 구글, 테슬라 로고

[파이낸셜뉴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종목들은 왜 지금 힘을 쓰지 못할까.

미국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담고 있는 애플과 구글(알파벳), 테슬라가 시장수익률을 밑돌면서 '애물단지'가 돼 가고 있다.

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뉴욕증시는 4일(현지시간) 약보합세를 보였다. 지난 1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고점 부담에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소프트(-0.14%)를 비롯해 나스닥의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체로 약세를 나타냈다.

애플과 구글, 테슬라의 급락이 눈에 띈다. 애플은 전 거래일보다 2.54% 하락한 175.10달러, 구글(보통주·Class A)은 2.76% 빠진 133.35달러에 장을 마쳤다.
테슬라는 7.16% 떨어져 188.14달러에 그쳤다. 장중에는 186.72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이다.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지난해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은 테슬라로 거래량이 약 290억달러(약 38조원)에 달했다. 상장지수상품(ETP)를 제외하고, 애플(60억달러)과 구글 보통주(34억달러)가 각각 거래량 3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애구라(애플·구글·테슬라)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사랑은 올해도 여전하다. 애플과 구글, 테슬라의 올해 거래량 순위(ETP 제외)는 각각 2·4·7위이고, 테슬라는 순매수 금액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수익률은 좋지 않다. 나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1만4765.94(1월 2일)에서 1만6207.51(3월 4일)로 9.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185.40달러에서 175.10달러로 -5.55%, 구글은 138.17달러에서 133.35달러로 -3.48%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248.42달러에서 188.14달러로 24.26% 내렸다.

개별 이슈도 있지만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받고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애플과 테슬라는 중국향 수요 부진이 함께 부각되고 있지만 결국 AI 경쟁에 미흡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라며 "구글이 '제미나이'를 공개하고, 애플은 '애플카'를 포기했지만 당분간 성과를 보여주기 힘들다.
이 때문에 주가 흐름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는 "그래도 애플은 애플이고, 테슬라는 테슬라"라며 "특히 테슬라는 무기가 많아 다른 부분이 부각되면 언제든 주가 흐름은 다른 방향성을 보일 수 있다.
전기차 하나로 얘기하기엔 넥스트 AI를 연구하는 테슬라의 경우 조금 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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